중국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통계 발표를 중단하자 지방정부들이 자체적으로 실태조사에 나섰다.
31일 중국신문망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쓰촨, 하이난, 저장 등 10여 개 성의 질병통제센터가 최근 2주 동안 코로나19 감염 실태를 자체 조사하고 있다.
지방정부들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쓰촨성은 지난 24일 기준 전체 주민의 63.5%가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7일 1차 조사 때보다 일주일 만에 16.6%포인트 급증한 수치다.
하이난성은 지난 30일 성 전체 평균 감염률이 50%에 달하고, 외지 관광객이 몰리는 싼야와 하이커우는 각각 57.1%와 52.8%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저장성 취저우시는 지난 23일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코로나19 감염률이 30∼35%인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 지방정부는 "신규 발열 환자와 발열 환자 중 코로나19 감염자가 감소하는 추세"라며 "코로나19 단기 정점이 지나간 것으로 보이지만, 인구가 대규모 이동하는 위안단(1월 1일)과 춘제(중국의 설·1월 22일) 연휴 기간 새로운 파동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방정부들의 실태 조사는 며칠에 한 번씩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설문조사에 의존하고 있어 실제 상황과 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쩡광 전 중국 국가질병통제센터 유행병학 수석 과학자는 지난 29일 현지 매체인 펑황망 주최 `재경 정상회의`에서 "베이징의 코로나19 감염자가 80%를 넘겼거나 그보다 더 높을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번 코로나19가 매우 빠른 속도로 확산하며 감염률 80%마저 초과했다"고 덧붙였다.
쓰촨의 경우 이달 초부터 번지기 시작한 베이징보다 2개월가량 전부터 코로나19가 확산, 감염률이 베이징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방역 당국은 지난 14일부터 신규 무증상 코로나19 감염자 수치 발표를 중단한 데 이어 25일부터는 아예 코로나19 관련 모든 통계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는 당국의 통계가 실제 감염자 및 사망자 상황과 큰 차이를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후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없게 되면서 혼란과 불안감이 확산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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