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새해를 맞아 우크라이나전 승리를 다짐했다.
우크라이나 주요도시를 겨냥한 무차별 폭격 직후에 공개된 9분 분량의 신년 연설에서 샴페인 잔을 들어 전쟁을 자축하는 건배를 제의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방송된 신년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도덕적, 역사적 정당성은 러시아에 있다"고 주장했다. 전쟁이 역사적으로 러시아에 속한 영토에서 러시아인의 정체성을 지니고 사는 이들을 보호할 군사작전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군복 차림의 군인 여러 명을 배경으로 서서 10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이번 전쟁이 정당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는 우리의 역사적 영토에서 사람들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루한스크주(州) 및 도네츠크주) 지역의 해방을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으로 내세워왔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은 러시아를 약화시키고 분열시키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그 국민을 이용하고 있다"며 이번 전쟁이 근본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의 대결이며 거기에서 러시아가 이기고 있다는 주장도 반복했다.
서방은 러시아에 전방위 경제제재를 부과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확대해왔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 서방이 주도하는 제재 전쟁이 선포됐다며 러시아를 고립시키려던 서방의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에게 제재를 가한 서방은 러시아의 산업, 재정, 수송 능력이 파괴될 것으로 예상했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2022년은 진정으로 중요하고 운명적인 사건으로 가득 찬 한 해였다"고 발언하면서 주변에 서 있던 군인 및 여성 다수와 함께 샴페인 잔을 들어 올리기도 했다.
이번 신년사는 2022년의 마지막 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습을 가한 직후 공개됐다.
수도 키이우에서는 이날 적어도 10여 차례의 폭발음이 들렸으며 남부 미콜라이우주, 자포리자주, 서부 빈니차주, 흐멜니츠키주, 중부 지토미르주에서도 공습 피해가 발생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은 밝혔다.
(사진=크렘린궁 신년연설 캡처)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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