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유의 `먹통 사태`를 빚었던 카카오가 비대위 체제를 종료하고 경영 정상화에 나선다.
1일 카카오에 따르면 2일 장애 사태 대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해체하고 비대위 소위원회를 이끌어온 소위원장 등에 대한 인사 발령을 낸다.
장애 사태 다음 날인 지난해 10월 16일 비대위가 출범한 지 79일 만이다.
카카오는 지난달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에서 사고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을 밝힌 데 이어 지난달 29일 피해 보상안까지 마련한 만큼 비대위가 역할을 다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보상 집행과 구체적인 재발방지책 실천 등은 각 담당 조직에서 이어갈 예정이다.
아울러 비대위 재발방지대책 공동 소위원장을 맡았던 남궁훈 전 대표는 2일부터 카카오의 미래전략 기획 조직 미래이니셔티브센터 상근고문을 맡는다.
남궁 전 대표와 재발방지대책 소위원회를 함께 이끌었던 고우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CCO(최고 클라우드 책임자)는 최근 홍은택 대표 직속으로 신설된 인프라 부문을 이끈다. 인프라 부문은 IT 엔지니어링을 담당하던 기존 인프라실을 격상한 것으로, 장애 재발 방지를 위해 인프라 투자금액을 지난 5년 대비 향후 5년간 3배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구상 아래 조직됐다.
카카오가 이처럼 경영 정상화에 시동을 걸면서 피해 보상 집행이 마무리되면 SK C&C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하는 소송에 돌입할 것으로 점쳐진다.
카카오는 서버 약 3만2천 대를 SK C&C의 판교 데이터센터에 뒀으나, 지난해 10월 이곳에서 불이 나면서 대규모 서비스 장애가 발생해 SK C&C 측에 책임을 물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양사는 화재 사고의 책임 소재와 손해 배상 규모를 두고 지난한 법정 다툼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카카오톡 무료 이용자와 소상공인에게 보상하는 금액이 수천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오는 가운데, SK C&C의 판교 데이터센터 입주 업체들에 대한 배상 책임 보험 한도는 70억원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해당 데이터센터 내 배터리를 제작한 SK모바일에너지와 모회사 SK온이 일정 부분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이는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배터리 내부에서 발화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감정한 것으로 알려진 데 따른 것이다.
아직 구상권 행사 여부는 미정이지만, 소송이 진행되면 카카오의 법률 대리인은 태평양과 율촌이, SK C&C는 김앤장이 각각 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용자 대상 지원이 종료된 뒤 내부 논의를 거쳐 구상권 행사 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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