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휴전 명령…"속임수, 숨돌릴 시간 벌려는 것" 거부

입력 2023-01-06 08:54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교회 성탄절을 맞아 오는 6일 정오부터 7일 자정까지 36시간에 걸친 일시적인 휴전을 자국 군인들에게 명령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를 `속임수`라며 거부했다.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심야 연설에서 "러시아는 (정교회) 크리스마스를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의 진군을 중단시키고 (그들의) 인력과 무기를 추가로 들여오고, 우리 진지 좀 더 가까이에 병사들을 동원하기 위한 `위장술`로 이용하려 한다"며 푸틴 대통령의 휴전 명령을 일축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휴전 지시는 러시아 정교회의 수장 키릴 총대주교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휴전하고 크리스마스 휴일을 기념해 달라고 촉구한 것을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 정교회는 개신교, 가톨릭의 성탄절보다 13일 늦은 1월7일을 성탄절로 기념한다.



러시아가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로 비록 시한부이기는 하지만 전면적인 휴전을 군에 명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 "전투행위 지역에 정교를 믿는 많은 주민이 산다는 점을 고려해 우크라이나 측이 휴전체제를 선포해달라"고도 제의했다.

이에 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인들을 겨냥한 듯 주로 러시아어로 한 이날 연설에서 "그것(휴전)으로 그들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전체적인 손실이 증가할 뿐"이라며 "전쟁은 당신들의 군대가 떠나거나 우리가 그들을 쫓아낼 때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영국 역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전쟁에서 잠시 숨을 돌리려 하는 것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는 지난달 크리스마스와 새해 첫날에도 병원과 유치원, 교회를 폭격할 채비를 하고 있었다"며 "그(푸틴)는 단지 숨을 돌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푸틴의 휴전 명령을 `부정적`(cynical)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발표 배후의 의도를 우리는 거의 믿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어 러시아는 휴전을 "재편성과 휴식을 한 뒤 궁극적으로 재공격을 하기 위해" 이용할 것이라며 "푸틴은 자신이 평화를 원하는 것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세계를 기만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휴전 명령이 전쟁의 흐름을 바꿀 것 같지 않다"며 "러시아가 평화에 대해, 종전에 대해 진정 진지하다면 우크라이나의 영토에서 병력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휴전은 "평화 전망을 진전시키는 것과 무관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영구적으로 군대를 철수하고, 우크라이나 영토의 불법 통제를 포기하며, 무고한 민간인을 상대로 한 야만적인 공격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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