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유행어가 딱 맞아 떨어지는 창업가가 있습니다. 에듀테크 스타트업 `스몰빅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는 서른 살의 조승우 대표입니다. 첫 창업 실패로 억대 빚을 지고도, 재창업에 도전해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게, 좋아하는 잘할 수 있게`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학생들의 꿈을 찾아주고, 필요한 역량을 길러주겠다는 조승우 대표. 어떤 과정을 거쳐 `재창업 부문 대상`까지 받을 수 있었던 걸까요? 서울 관악구의 `스몰빅클래스` 사무실을 찾아 조승우 대표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Q. 대표님은 20대의 젊은 나이에 첫 창업에 도전하셨는데요. 처음 창업을 결정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원래 교육 분야에 관심이 많았었는데요. 저 같은 경우에는 군 생활 중에 `자기 개발을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고민을 했습니다. 당시 고시에 도전하는 친구도 있었고, 다양한 분야를 준비하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고민을 하다가 제가 10대 때 좀 고등학교 시절이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또 쉽지만은 않았었거든요. 우울증도 걸려보고, 친구 관계에서도 어려움도 겪어보고… 그러면서 이제 그 시간 동안 제가 노력했던 과정을 한번 책으로 정리를 해보자고 생각해서 틈틈이 책을 썼고, 제대하고 첫 책을 내게 됐어요.
책을 내고 나서 학생들, 또 학부모님들한테 교육 강연을 하게 됐는데 교육 강연을 다니면서 생각보다 국어, 영어, 수학와 같은 교과 학습도 중요하지만, 우리 아이에게 꿈을 어떻게 찾아줘야 될지, 또 동기 부여를 어떻게 해줘야 될지 이런 것들에 대한 고민들을 부모님들이 되게 많이 하시더라고요. 이와 관련해 멘토링을 아이한테 좀 해달라는 요청이 많았습니다. 원래 저는 전공을 살려서 유학을 가려고 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유학비를 벌 생각으로 부업으로 이제 주말에 스터디 카페를 빌려서 학생들 멘토링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재밌기도 하고, 잘하기도 해서 사무실을 내고 아예 첫 창업을 이제 2017년도에 학부 3학년 때 창업을 했어요.
그런데 그 첫 창업을 하고 나서 2년 하고 제가 딱 1억 정도 이제 빚을 지고 폐업을 하게 됐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아이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주고, 꿈을 찾아주고, 자신감을 심어주겠다고 생각해서 학원 이름도 `혼자 공부하는 힘` 학원으로 지었는데요. 학부모님들은 `우리 아이 그래서 성적을 어떻게 올릴 수 있나요`라는 문의를 많이 주셨습니다.
저는 솔루션을 제공을 해야하는 입장인데 사실 저는 이제 시대가 많이 바뀌었으니까 `꼭 공부를 잘하고, 명문대에 가는 게 그게 1순위가 아닌데…`라는 가치관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와 반대되는 얘기를 해야 되는 입장에서 다소 괴리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결국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 이 일을 통해서 이루고 싶은 어떤 목적 의식은 무엇인지, 방향성을 잃어버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 일에 몰입도 못하게 됐고, 열정을 잃게 됐습니다. 결국 그렇게 자연스럽게 실패로 끝나지 않았었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Q. 첫 창업을 실패한 이후 재창업을 결심하셨습니다. 재창업에 도전하는 과정에서도 치열한 고민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어떻게 재창업을 준비하셨나요?
제가 2018년 11월에 학원 폐업을 했고, 다시 창업해 서비스를 시작한 게 2021년 3월이니까 대략 한 2년 정도 기간이 걸렸습니다. 사실 폐업을 결심하고 저는 바로 다시 창업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리고 가장 먼저 코딩을 배웠습니다.
첫 번째로 이제 내가 교육에 대해서 굉장히 의미를 느낀다는 것은 오히려 첫 창업을 통해서 확인을 했기 때문인데요. 특히 학생들을 만나면서, 학생들이 많이 했던 얘기가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뭘 잘하는지 모르겠어요`, `하고 싶은 게 없어요`…이런 얘기들을 되게 많이 했습니다. 생각보다 본인의 진로와 꿈에 대해서 고민하고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던 학생들이 별로 없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육이 이러면 안 된다`라고 생각을 했고,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 뭔지 잘하는 게 뭔지를 고민하고 탐색하고 경험해 볼 수 있는 그런 교육을 해야겠다고 이제 방향성을 정했습니다. 그 안에서 구체적인 아이템들을 계속 고민했고요. 그런데 결국 오프라인 학원에선 한계가 명확하게 있었습니다.
제가 하고 싶던 것은 `더 많은 아이들에게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교육을, 맞다고 생각하는 교육을 좀 전달하는 일`인데 오프라인은 물리적인 제약도 있고 또 스케일업을 하기에 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온라인으로 사업을 진행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자연스럽게 내가 코딩을 해서 직접 개발을 한다든지, 또는 실제로 그걸 구현할 수 있는 개발자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에서 그런 사람들을 구해오든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초등학생 대상의 온라인 클래스를 이제 만들어보자`라고 생각을 해서 21년도 3월에 서비스를 만들었고요. 아이템을 정하고, 사이트를 만들고, 콘텐츠를 찍어내는 데까지는 한 3개월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3개월 만에 이제 준비를 해서 론칭을 했는데요.
사실은 그전에 사실은 제가 유튜브를 먼저 시작했었어요. 학습에 대한 가치관이나 방향성에 공감하는 학부모님들을 먼저 모으는 게 먼저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인데요. 그 전에 해왔던 일들은 책을 쓰고 강연을 하는 일이니까 유튜브를 통해서 이야기를 하고, 콘텐츠를 전달하며 이런 생각에 공감하시는 부모님들을 모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거의 한두 달 만에 3만 명 정도 유튜브 구독자가 모였고, 지금은 이제 한 20만 명 정도 됐고요. 유튜브를 기반으로 고객들도 확보하며 빠르게 사업이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첫 창업 실패 이후 1억 원 정도 빚을 지게 됐다고 했는데, 재창업 비용은 어떻게 마련하셨나요?
재창업 전 빚을 갚기 위해서 과외도 하고, 강연도 다니고 또 책도 쓰고 하면서 자금을 마련하며 회복을 했습니다. 그래서 재창업할 때도 큰 자금이 초기에 필요하지 않고, 작게 시작해서 바로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강사분들에게도 계약금만 드리고, 수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시작을 했고, 처음 같이 개발하는 분들과 콘텐츠 만드는 분들도 어느 정도의 수익을 나누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그렇게 최대한 초기에 돈이 들지 않고, 최대한 빨리 매출을 낼 수 있는 일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3개월 만에 서비스를 오픈했고요.
그 이후에는 직원이 늘고, 콘텐츠를 확충하다보니 비용이 많이 들었는데요. 그때는 제가 `재도전 성공 패키지`라고 해서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에서 하는 재창업 지원 사업에 선정이 돼서 5천만 원 정도의 자금 지원을 받았는데요. 그때 팀원이 한 5명 정도였으니까, 5천만 원이 굉장히 큰 돈이었고 큰 힘을 받았습니다. 최근에도 창업진흥원장님과 재도전, 재창업자들 가운데 우수 기업들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가 있었는데요. 그때에도 재도전 패키지나 재창업 지원 프로그램들이 실제로 큰 도움이 됐다고 말씀드렸습니다.
Q. 말씀주신 것처럼 정부에서 재창업, 재도전 기업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들을 운영 중입니다. 올해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에서도 `재도약 펀드`에 160억 원 출자한다고 밝혔는데요. 실제로 느끼기에 정부 자금 지원이 많은 힘이 되셨나보네요.
그렇죠. 정부 지원금을 통해 많은 힘을 받았고요. 저희는 팁스(TIPS)도 했으니까 팁스도 정말 큰 힘이 됩니다. 왜냐하면 스타트업들이 초기에 좋은 인재들을 모셔와야 하고, 팀을 구성하려면 또 좋은 인재들에게 줄 수 있는 어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초기부터 매출이 나는 회사가 되면 참 좋겠지만 쉽지 않습니다. 같이 고민하고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데요. 그 시간을 투자를 통해 벌 수 있지만, 모든 회사가 투자를 받는 건 아니니깐요. 그랬을 때 정부의 지원금들이 시간을 벌어주는 데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Q. 직접 정부에서 지원을 받기도 했지만, 어떤 점이 제도적으로 잘 마련되어 있는 것 같다고 느끼셨나요?
개인적으로는 정부의 여러 가지 지원을 혜택을 많이 받은 입장에서, 정말 큰 힘이 됐는데요. 재창업을 했을 때 사실 한 번 실패를 하면서 빚도 져보고 하면 굉장히 심리적인 압박이라든지, 불안감도 굉장히 심하거든요. 이때 지원책들이 금전적인 지원을 통해 불안감이나 압박을 덜어주는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심리적인 지원도 됐습니다.
실패를 하는 게 꼭 내가 못 나서나 내가 뭔가 나빠서, 그것만이 아니라 첫 창업을 도전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하는 게 사실은 필수 불가결한 것이고, 거기서 누군가가 이렇게 지원을 해주는 과정에서 `안전망`이 갖춰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안정감을 느끼면서 도전을 할 수 있다는 게 창업자들에게 사실은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Q. 어려운 과정들을 거쳐 현재 `스몰빅클래스`라는 에듀테크 기업을 창업하셨습니다. 어떤 기업인지 소개해주시죠.
저희 회사의 슬로건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걸 찾을 수 있게, 좋아하는 걸 잘할 수 있게`인데요. 2021년 3월부터 창업을 했는데, 코로나가 유행했던 시기에는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 인문학, 코딩, 과학, 독서와 같은 온라인 클래스를 주로 만들었습니다.
`에듀테인먼트`라고 하죠. 부모님들 입장에서는 학습이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재미있게 보고 즐기면서 경험하고 학습까지 할 수 있는 그런 콘텐츠들을 이제 저희가 오리지널로 제작했습니다. 유명 대학의 교수님이나 EBS 스타 강사, 또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콘텐츠를 만들고 학습에 필요한 교구재, 키트를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유행이 사그라들면서 아무래도 다시 오프라인에 대한 수요, 그리고 동시에 좀 목적성이나 성과가 분명한 교육 콘텐츠와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지난해 3~4월부터 다시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에듀테인먼트 콘텐츠만으로는 시장에 자리를 잡기가 어렵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 이후에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처음 하려고 했던 `좋아하는 걸 찾을 수 있게, 좋아하는 걸 잘 할 수 있게`에 집중하게 됐는데요. 사실 한마디로 하면 `꿈`이잖아요. 아이들의 꿈이죠. 아이들이 각자 좋아하는 게 정말 다양하고, 꿈꾸는 것들이 다양한데요. 아이들이 꿈을 자발적으로 찾으려면 결국 자기가 좋아하는 것, 관심 있는 것을 기반으로 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또 초등학생 학부모님들이 관심 가지시는 분야가 `독서`, `글쓰기`, `공부 습관`, `영어`, `말하기`입니다. 꿈, 흥미를 기반으로 이 5대 역량을 트레이닝 할 수 있는 교육 코스 프로그램을 이제 만들어서 22년도 10월에 이제 론칭을 하게 됐습니다.
첫 번째 코스는 `크리에이티브 리더십` 코스라고 해서, 제가 아이들을 만나보니까 저도 그런 학생이었지만, 반장도 되고 싶고, 전교 회장도 되고 싶은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꼭 이런 `자리`가 아니더라도 세상에 내 목소리를 내고 영향력을 끼치고 싶은 아이들이 되게 많거든요. 어떤 아이들은 `아이돌이 되고 싶어요` 이런 얘기도 하는데요. 그게 사실 춤추고 노래하는 이런 아이돌이 되고 싶은 것도 있지만, 세상에 내 영향력을 끼치고 싶은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이 많다는 걸 느꼈기 때문에 BTS가 UN에서 연설을 했던 것처럼 자신의 꿈과 신념을 주제로 영어로 연설을 쓰고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6주 동안 진행하는 코스를 만들었습니다. 시장에서 굉장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겨울방학 때 지금 대기자가 거의 100 분이 넘게 지금 신청을 해주셨는데요.
그런 걸 보면서 이제 우리나라 학부모님들도 국어·영어·수학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이제 많은 학부모님들이 통계 자료를 통해서도 얘기하시는 게 `우리 아이만큼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게 해 주고 싶다`라는 아주 강한 니즈를 가지고 계시거든요. 그런 점에서 아이들의 꿈이나 적성을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을 찾고, 이를 기반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역량들을 기를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들이 시장의 니즈와 좀 잘 맞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Q. 말씀을 듣다보니 강사 섭외에서도 고충이 많을 것 같습니다. 국내에 교과영역을 가르치는 강사분들은 많지만, 비교과영역 강사분들은 많이 안 계시잖아요. 코스 프로그램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일차적으로 빠르게 시장성을 검증받기 위해서 코스 프로그램에 VOD와 라이브, 교재 등을 구성했고요. 첫 번째 코스의 강사는 제가 했습니다. 그래서 한 달여간의 시간을 들여 코스를 준비했습니다.
이번에는 NASA 코스라고 두 번째 코스를 오픈을 했습니다. 이 코스는 학생들이 직접 나사의 입사 지원서를 써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코스인데요. 해외에서 나사에 입사 지원서를 쓴 9살 소년이 있었다는 기사를 보고, 실제로 아이들 중에 우주를 좋아하는 애들이 많기 때문에 `그 흥미를 좀 꿈으로 확장시켜줄 수 없을까`라고 해서 `나사 유니버셜 리더 코스`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강사진을 섭외하는 과정에선 코스의 방향성이나 가치에 공감해 주시는 분들이 되게 많이 계셨습니다. 항성님, 궤도님, 시미쌤과 같은 국내 과학 커뮤니케이터분들이 되게 많은데 요청을 드렸을 때 이런 가치에 공감을 해주셔서, 같이 코스를 기획하고, 강의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Q. 여러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 계신데, 현재 시장에서 스몰빅클래스의 경쟁사는 어디라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저희가 그런 질문을 되게 많이 받는데요. 이전에 온라인 클래스만 서비스할 때에는 워낙 경쟁사가 많았죠. 라이브 클래스라는 업체도 있었고, 또 성인 교육 시장에서 이미 자리를 잡았고, 키즈 교육도 하는 클래스101 같은 회사도 있었고요. 그런데 저희는 아이들의 꿈이나 흥미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회사이고, 처음에 말씀드렸지만 학부모님들이 `내 아이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게 해주고 싶다`라는 그 니즈를 갖고 반영된 시장이 7080 학부모 세대에서부터 니즈가 강화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시장이 지금 열리고 있는 시장이라고 보고, 1차적으로 그런 니즈를 가진 시장을 저희는 오프라인에서 캠프라든가, 영재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대치동이나 반포의 오프라인 학원부터 전반적인 사교육 시장에서 부모님들이 니즈는 갖고 있었지만 충족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해서 저희가 솔루션을 제공하며 니즈를 충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계시니 다른 질문도 드려보고 싶습니다. 최근 여러 스타트업들이 시장에 `돈줄이 얼어붙었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대표님께서 느끼는 현재 시장의 온도는 어떤가?
정말 차갑죠. 저희는 지난해 하반기에 기존 투자사에서 팔로우 투자를 해주시긴 했는데, 그 과정에서 투자자들도 많이 만나봤어요. 그런데 6개월 이상 투자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VC들이 적어도 제가 만났던 곳들 중에는 2~3군데 이상 되는 것 같고요.
그리고 기업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많이 바뀌었다고 느꼈습니다. 그 전에는 `성장성`이나 `MAU`, `트래픽`을 봤다면 최근에는 제가 투자자를 만났을 때 많이 받는 질문이 "그래서 지금 한 달에 돈이 얼마죠?", "언제 손익분기점에 도달하죠?", "얼마만큼 이익을 낼 수 있죠?"입니다.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좀 많이 바뀐 것 같고요. 결국 `돈을 벌 수 있는 회사냐, 아니냐`가 제가 최근에 만났던 VC, 엑셀레이터분들의 주된 질문이었던 것 같아요.
물론 저희도 창업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성장성이나 이런 것들은 여전히 많이 궁금해하시고, 얼마나 스케일 업을 할 수 있고, 큰 시장인지 바라보시지만 덧붙여서 `얼마나 빠르게 좀 돈을 벌 수 있을까`를 보는 거죠. 왜냐하면 투자자분들도 본인 돈으로 투자하시는 경우도 있지만, LP들에게 돈을 받아서 다시 출자를 해가지고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LP들을 설득할 때에 필요한 어떤 논리라든가 명분, 이런 것들이 더 중요해졌구나라는 인상을 최근에 느꼈습니다.
Q. 창업 후 회사는 얼마나 성장했나요?
회원수는 이제 2만 명이 넘고, 저희가 직원 수는 대략 저희 지금 인턴하시는 분들까지 포함했을 때 한 21명 정도 됐고요. 매출은 코로나 시기에 제일 정점을 찍었을 때 월 1억 5천에서 2억 원 정도 됐던 것 같고요. 최근에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면서 다시 이제 그 코로나 정점대의 매출을 회복을 했습니다.
Q. 코로나가 대유행했을 당시에 매출이 가장 많았던 건가요?
코로나 시기에는 오프라인 학원을 가지 못하니까, 오프라인이라는 선택지가 사라진 상태에서 집에서 뭔가를 해야 하잖아요. 그래도 노는 것보다는 배움이나 학습을 하는 게 좋겠다라고 학부모님들께서 생각하셔서 선택을 많이 하신 거죠. 그리고 코로나가 끝나고 다시 오프라인이라는 선택지가 생기면서 부모님들의 머릿속에 오프라인 학원 같은 교육들이 다시 우선순위로 올라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저희도 이제, 22년도 하반기에 새로운 상품을 만들었던 게 `우리가 온라인이지만 교육적인 목적성이나 성과가 분명한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고요. 그래야 우리가 오프라인 교육 프로그램, 서비스 대비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실제로 이제 최근에 다른 에듀테크 회사들을 봐도 교육적인 목적성이나 성과, 제공하는 가치가 명확한 회사들이 조금 살아남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시간을 때우거나 혹은 `해도 좋지만 안 해도 그만`과 같은 콘텐츠, 서비스들은 코로나가 끝난 이후에는 경쟁력을 잃어가지 않나라는 게 느껴집니다.
Q.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문구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재창업에 성공한 대표로써 느낌이 남 다를 것 같습니다.
창업하시는 분들이 다 그럴 것 같은데, 하루하루가 첩첩 산중이예요. 사람 문제도 있고, 돈 문제도 있고, 또 시장에서 내가 생각한 기대나 성과가 나오지 않고 정말 이게 어떻게 해결해야 될지, 막막한 일들이 하루에도, 일주일에도 수십 번씩 벌어지는데요.
그때마다 너무 포기하고 싶고,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렇게까지 하고 있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넘어서게 만드는 마음, 포기하지 않게 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인 것 같아요. 단순히 돈을 벌고 싶은 게 아니라 `내가 이 일을 통해서 세상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내가 이루고 싶은 만들고 싶은 세상이 뭐지?`라는 질문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포기하지 않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첫 창업을 하고 나서 그걸 깨달았어요.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 내가 의미를 느끼는 일이 아니라면 지속하기가 되게 어렵구나 그랬을 때 내가 정말 `이 일을 왜 하는가`에 대한 답이 분명한 일만이 그 어려운 시간들을 거치게끔 만들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Q. 사무실에 들어오니, 직원분들 자리마다 MBTI가 적혀있던데요. 어떤 분의 아이디어였나요?
회사에 MBTI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굉장히 많으세요. 그래서 얘기를 하다가 각자의 MBTI를 붙이게 됐는데, "누구의 MBTI가 어떻습니까"라는 것은 아니고요. 각자의 MBTI가 다르다는 건 각자의 성향이 다르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양하다는 거잖아요.
결국 팀이라는 건, 그 다양성이 어우러져서 1 더하기 1이 3이 돼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사람은 이런 성향이고, 이 사람은 이런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서로가 이해하고 서로가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로부터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생각해서 MBTI를 붙여놓게 됐습니다.
Q. 대표님 MBTI는 ESFP라고 하셨는데, `자유로운 영혼의 연예인` 같은 성격이라고 합니다. 프로그램에 직접 강사로도 출연하고, 유튜브 촬영도 하시는데요. 스타트업 대표로써 어떤 업무에서 대표님의 자유로운 성격이 도움이 됐나요?
스몰빅클래스가 새로운 시장과 방향성의 교육을 하다 보니까, 그런 가능성에 공감하는 고객, 또 방향성에 공감하는 팀원들, 결국 사람들을 모으는 게 제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인데요. 그런 점에서 제가 갖고 있는 성향이 어떤 이러한 가치나 방향에 대해서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또 공감되는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게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 같고요.
또 제가 제 MBTI를 검색을 해보니까 "사교적이고 활동적이며 수용력이 강하고 친절하며 낙천적이다"라고 합니다. 사교적이고 친절하다는 점은 몰라도, 제가 수용력이 비교적 좀 강하고 낙천적인 편인데요. `어떻게든 되겠지`, `할 수 있게 되어 있고, 방법만 찾으면 돼`라는 긍정적인 태도가 좀 힘든 시간들을 견디게 만들어준 것 같습니다.
동시에 제가 이제 저희 팀원들을 모셔올 때도 그렇고, 첫 창업을 하고 나서 깨달았던 게 `정말 수용력이라는 게 되게 중요하구나`라는 것이었습니다. 첫 창업 때에는 제가 함께 일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귀담아 듣지 못했던 것 같아요. 아집이라고도 하죠. 제가 고집을 많이 피웠습니다.
그런데 망하고 보니까 결국 제 판단이 틀렸고, 제 선택이 틀렸던 것들이 많았어서 저보다 더 전문가인 사람, 이 회사에서 저보다 이 일을 더 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좀 듣고 수용하는 것이 결국 리더의 역할이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그런 점에서는 제가 갖고 있는 MBTI에 좀 도움이 많이 되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Q. 낙천적이라는 성격은 어떻게 보면 덜 계획적이라는 성격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표로서 길게 사업을 구상할 때는 단점이었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 사실 저도 고민을 되게 많이 했습니다. 첫 창업을 했을 때 그 점이 많이 부족했고, 재창업을 하고 나서 일차적으로는 그런 부분들을 보완하려고 책을 많이 읽었던 것 같고요. 그러면서 어떤 측면에서 분석적이고 계획적인 면들도 과거에는 없었지만, 많이 생긴 것 같고요.
두 번째로는 항상 팀을 이기는 개인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내가 그만큼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그 부분을 보완하고 오히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람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뭔가 즉각적이고 동시에 크리에이티브한 면이 있다면, 이에 대해 계획적이고 분석적으로 관점을 제시해 줄 수 있는 팀원을 모셔오는 게 오히려 나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부대표님부터 여러 동료들을 모셔왔던 거고, 그런 점에서 각각의 장점이 좀 잘 승화돼서 시너지가 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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