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26일, 북한에서 소형 무인기가 우리나라에 침투했죠.
우리 군은 이를 감시하고, 차단하기 위한 ‘드론사령부’를 조기 창설하겠다고 밝혔고, 국내 방산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습니다.
방산인사이드, 이번 시간에는 우리 군의 대 드론 전략과 국내 방산 기업의 역할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송민화 기자.
먼저 궁금한 것은, 최근 북한 무인기가 우리나라 영공을 헤집고 다녔는데 왜 발견하지 못했던 걸까요?
<기자>
네, 이번에 우리나라에 침투한 북한 무인기는 크기가 2미터 남짓의 소형 비행체로 알려졌습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렇게 작은 크기의 드론은 일반적인 레이더로는 탐지식별이 어렵다고 말합니다.
레이더 상에는 물체의 모양이 아닌 점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독수리 같은 큰 새나 풍선으로 잘못 인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겁니다.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서울 상공까지 날아온 북한 무인기 5대 가운데 일부는 포착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격추시키거나 포획하진 못했습니다.
도심 지역이었기 때문에 민간 피해가 우려된다는 현실적 한계도 있었겠지만, 변칙적인 속도와 고도로 비행하는 북한 소형 무인기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 역량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앵커>
북한 소형 무인기가 우리나라를 침범한 것 자체로도 문제이긴 한데요.
이 작은 무인기가 도대체 우리나라에 어떤 피해를 입힐 수 있기에 이번 사건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겁니까?
<기자>
현재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이유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영상은 최근 러-우전쟁의 실제 모습입니다.
소형 무인기가 빠른 속도로 날아가더니 전차나 장갑차에 충돌하고 곧바로 큰 폭발을 일으킵니다.
일명 가미가제 드론으로 불리는 자폭드론이 실제 전장에서 무기로 쓰이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줬습니다.
이번 북한의 무인기 도발에 우리 군이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인 겁니다.
특히, 크기는 작지만 도심 곳곳을 누빌 수 있고, 제법 속도도 빨라서 여러 대가 뭉칠 경우 파괴력은 더 커지게 됩니다.
북한 관련 전문가들은 현재 북한에는 6~7종의 무인기가 있고, 최대 500여 대를 보유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드론 수백 대가 협공을 한다면 우리에게 위협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북한의 비대칭 전력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대비책을 마련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11일) 국방부 업무를 보고 받는 자리에서 "소프트 테러나 우리 사회를 교란하고 흔들려는 허를 찌르는 북한의 도발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우리 군은 합동 드론사령부를 조기에 창설하고, 이른바 ‘드론킬러’를 전력화해서 북한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앵커>
북한의 드론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이른바 `드론킬러`를 양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인데요.
그렇다면 어떤 기업이나 기관이 이러한 `드론킬러` 기술을 개발할지도 궁금합니다, 윤곽이 드러났나요?
<기자>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은 합동드론사령부 조기 창설과 함께 소형이나 스텔스 무인기를 연내 생산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이 역시 국산화에 방점이 찍히면서 국내 주요 방산 기업의 역할과 행보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먼저, 무인기와 관련한 주요 체계사업은 크게 드론의 핵심 기체 제조생산분야와 방어체계 분야로 나눠서 살펴 볼 수 있습니다.
기체 개발에서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사업이 바로 저피탐 무인편대기 양산사업입니다.
저피탐 무인편대기란 조종사가 임무를 수행하는 비행체를 넉 대의 무인기 편대가 호위하면서 적의 공격을 받게 되면 자폭이나 회피를 통해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무인기를 말합니다.
이 사업에는 지난해 대한항공이 선정됐고요,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다목적 스텔스 무인기 개발사업도 조만간 진행될 예정입니다.
스텔스 무인기는 적의 눈에 띄지 않고 적 지형을 감시하거나 정찰하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 분야에선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독보적인 기술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조만간 입찰 공고가 나올 예정인데요.
KAI와 함께 앞서 말씀드린 대한항공도 이번 입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적의 드론을 방어하는 체계 분야에선 이미 고도의 드론 감시 레이더 기술 개발을 마친 기업도 있다면서요?
<기자>
네, 바로 한화시스템인데요.
한화시스템 측에 따르면 정부 국책과제 중 하나였던 드론 감시 레이더 기술 개발 사업을 4년 넘게 이어오다가 최근 기술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저희 방산인사이드에서도 예전에 소개해 드렸던 적이 있는데요.
당시만 해도 개발 중이었고요, 지난 2021년 12월에 개발을 마무리했습니다.
이 드론 전용 감시 센서는 기존 방공망으로는 탐지가 불가능한 저속이나 저고도의 소형 드론을 정확하게 탐지해 추적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최대 3km 떨어진, 0.01제곱미터의 아주 작은 크기의 비행체라도 90%이상의 정확도로 탐지해낼 수 있습니다.
특히, 적외선 센서를 통해 주야간 감시는 물론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진화하는 적 무인기도 인식할 수 있어서 우리 군에 실전 배치가 머지않았다는 분석입니다.
이 밖에 대 드론 방어체계 개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기업은 안티드론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현대위아와 한국형 드론 재머, 그러니까 전파를 교란해서 드론을 무력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LIG넥스원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또 최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취재한 결과 연구원 예하 항공연구소에서 `드론캅` 체계 개발을 주도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드론캅’은 대통령실이나 원전과 같은 중요 시설에 위험 비행체가 접근할 때 원거리에서 충돌해 추락시키거나 전파를 교란해 무력화 하도록 설계됐습니다.
이미 개발은 마쳤고, 현재 상용화를 위한 최종 점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이렇게 대드론 체계를 갖출 때 제약 사항은 없습니까?
<기자>
이 부분을 취재해보니까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먼저 중국산 부품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는 점입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드론이나 소형 무인기의 경우 중국산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여기에 드론에 들어가는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들도 대부분 중국기업이다 보니까 사실상 중국 기업 없이는 드론을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또 하나는 드론 관련 기술이 한동안 주목 받지 못하면서 기술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중소 벤처 기업들이 군 전력화 사업에 참여하다보니까 제품관련 시행착오를 겪었고, 이는 결국 사업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선진 우방국의 기술 도입과 국산화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는데요, 관련한 인터뷰 보겠습니다.
[최기일 /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 : 한국과 미국 간 한미 방산 동맹을 지향해 나가면서 부족한 전력 공백은 메워나가고, 연구개발 및 국산화에 대한 노력도 투트랙으로 진행해서 제도와 정책 등 우리 방산 생태계를 조성해서 국내 방산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과 기술력을 높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앵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한국경제TV 증권부 송민화 기자
mhson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