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의 불화를 시시콜콜 공개해 세간의 이목을 끈 영국 해리 왕자의 자서전 `스페어`가 출간 직후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스페어`가 출간 첫날인 10일(현지시간) 영국과 미국, 캐나다에서 사전 예약주문을 포함해 143만부 이상 판매됐다고 11일 보도했다.
이는 대형 출판그룹인 펭귄랜덤하우스가 역대 출간한 넌픽션(비소설) 책의 첫날 판매량으로는 최대 기록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약속의 땅`이 출간 첫날 미국과 캐나다에서 88만7천부, 그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의 `비커밍`이 역시 미국과 캐나다에서 72만5천부 팔린 것을 훌쩍 넘어선다.
앞서 트랜스월드 펭귄랜덤하우스가 영국 내 `스페어` 첫날 판매량이 40만부였다고 밝힌 만큼 `스페어`의 미국·캐나다 판매량은 100만부 이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래리 핀레이 트랜스월드 이사는 성명에서 "우리가 아는 한, 첫날 이보다 더 많이 팔린 책은 다른 해리가 등장하는 책, `해리 포터`뿐이다"라고 말했다.
찰스 3세 국왕의 차남인 해리 왕자는 책에서 형 윌리엄 왕세자와 형수 케이트 왕세자빈을 포함한 왕실 가족들을 비방하는가 하면, 첫 경험 등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를 상세히 적고, 아프가니스탄 참전 당시 사살한 탈레반 숫자를 공개하는 등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내용들은 출간 전부터 언론 등을 통해 조금씩 유출되거나 공개돼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사전에 책 내용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는 것이 판매에 도움이 될지 전망은 엇갈리지만, 실제로는 `미디어 광풍`이 판매를 돕는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핀리 이사는 "헤드라인을 사로잡는 부분들이 흥미롭지는 하지만, 그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또 아니다"라며 "(언론 보도가)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고 말했다.
월마트 등 대형 소매점에 책을 유통하는 리더링크에 따르면 영국 일간 가디언이 윌리엄 왕세자와 해리 왕자 형제간의 다툼을 상세히 다룬 기사를 낸 후 예약 주문량이 뛰어올랐다.
영국의 서점 체인 워터스톤스에서도 이 기사 이후 매장 내 예약 주문이 급증했다.
앞으로 문제는 언론의 보도가 잦아들 때까지 `스페어`가 계속 잘 팔릴 것인지다.
dpa통신은 미국 첫 인쇄량이 200만부였지만, 펭귄랜덤하우스가 수요를 맞추기 위해 추가 인쇄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서점 체인 반스앤드노블의 섀넌 드비토 이사는 "`스페어`는 올해 최다 판매작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이 책의 대필작가인 J.R. 모링거의 "전문성과 재능"이 책의 인기를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 왕자는 `스페어`에서 고마운 사람들 명단에 모링거를 `협업자이며 친구, 고백을 들어주는 이, 가끔은 스파링 파트너`라고 소개했다.
익명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해리 왕자는 `스페어`를 포함한 여러 편의 책을 출간하는 계약을 총 2천만 달러(약 250억원)에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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