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접종하려는 중국 여행객이 몰리고 있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주 홍콩 병원 앞에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맞으려는 중국 국적자들의 긴 줄이 이어졌다"며 "이들은 접종 가격은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8일 국경이 열리자마자 홍콩에 입경한 좡핑(46) 씨는 남아프리카에서 중국으로 귀국하는 길에 백신을 맞기 위해 홍콩에 들렀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미크론을 타깃으로 하는 mRNA 백신은 더 효과적이라고 들었다"며 "그래서 어떻게 하면 접종을 받을 수 있는지 물색했다"며 침사추이의 한 병원에서 1천680 홍콩달러(약 27만 원)을 주고 백신을 맞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건강할 수 있는 한 여정을 변경해서라도 이렇게 백신을 맞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침사추이의 병원 CHKMED 관계자는 SCMP에 "사람들이 가족을 만나러 이동하는 춘제(중국의 설) 이후 백신 수요는 더 많아질 것"이라며 "춘제 이후 매일 중국에서 200∼300명이 mRNA 백신을 맞으러 우리 병원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푸싱의약은 지난 6일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통해 홍콩에서 바이오엔테크 백신 부스터샷 접종을 위한 중국 주민의 예약을 받기 시작한 후 1만여 명이 문의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푸싱의약은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을 통해 홍콩에서 백신을 접종하는 것에 대한 문의를 받고 있으며, 예약 수수료로 299위안(약 5만5천 원)을 받고 있다. 백신 접종 비용은 별도다. 홍콩에서는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이 푸싱의약을 통해 공급되고 있어 이 백신을 푸싱-바이오엔테크 백신이라고 부른다.
앞서 푸싱의약은 지난달 말 자사 건강 앱을 통해 중국 주민이 홍콩에서 해당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예약을 받겠다고 밝혔다.
푸싱의약은 이날 현재 홍콩 개인·사립 병원 10여 곳에서 중국인들에게 백신 접종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 병원의 백신 접종 광고에 따르면 병원별로 백신 1회 접종에 1천500홍콩달러(약 24만 원)에서 2천800홍콩달러(약 45만 원)를 받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에서는 자체 개발한 불활성화 백신인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만 맞을 수 있는데, 이는 화이자나 모더나 등의 mRNA 백신보다 효능이 낮아 중국인들의 불신을 사고 있다. 이에 지난 8일 중국과 홍콩이 3년 만에 격리 없는 왕래를 재개하자 홍콩으로 `백신 관광`에 나서는 이들이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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