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원달러 환율과 국제 유가 하락, 글로벌 수요 부진 등이 겹치면서 우리나라 수출 제품의 전반적 가격 수준(원화 환산 기준)이 13년 8개월 만에 가장 크게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15년 수준 100)는 118.03으로, 11월(125.51)보다 6.0% 낮아졌다.
두 달 연속 하락으로, 전월 대비 하락 폭은 2009년 4월(-6.1%) 이후 13년 8개월 만에 가장 컸다.
다만 2021년 12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3.1% 높은 수준이다.
품목별로는 11월과 비교해 공산품 중 석탄·석유제품(-13.6%), 화학제품(-6.2%), 컴퓨터·전자·광학기기(-5.2%) 등의 하락 폭이 컸다.
세부 품목에서는 경유(-15.5%), 제트유(-14.5%), 휘발유(-12.4%), 자일렌(-10.3%),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12.4%), D램(-6.1%), 시스템반도체(-5.3%) 등의 가격이 뚜렷하게 낮아졌다.
서정석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환율이 하락한 가운데 국제 유가 하락,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 등으로 인해 석탄·석유제품, 화학제품, 컴퓨터·전자·광학기기 등 가격이 내리면서 수출 물가가 전월 보다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12월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는 11월(147.72)보다 6.2% 낮은 138.63으로 집계됐다.
역시 두 달 연속 하락했으며, 지난 2015년 1월(-7.5%) 이후 7년 11개월 만에 가장 많이 내렸다. 다만 2021년 12월과 비교하면 9.1% 올랐다.
주로 석유 등 광산품(-10.5%), 석탄·석유제품(-9.2%) 등이 수입 물가 하락을 이끌었다.
국제 유가가 11월 평균 86.26달러(두바이유·배럴당)에서 12월 77.22달러로 10.5% 떨어진 영향이 컸다.
세부 품목 가운데 원유(-14.9%), 나프타(-10.6%), 제트유(-14.7%), 자일렌(-11.4%), 닭고기(-17.2%) 등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많이 하락했다.
2022년 1∼12월 수출물가지수 평균값은 126.30으로, 전년보다 16.6% 상승했다.
지난해 수입물가지수 평균은 147.94로 전년보다 25.9% 올랐다.
모두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수출 21.8%, 수입 36.2%) 이후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연간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12.9% 오르고 국제유가가 39.1% 상승했다"며 "수출 물가는 석탄·석유제품,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올랐고, 수입 물가 역시 광산품 등 원재료와 석탄·석유제품, 화학제품 등 중간재를 중심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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