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유전성 질환 척수성 근위축증(SMA) 치료제인 뉴시너센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국내 임상 결과가 발표됐다. 발병 초기에 투여할수록, 치료가 지속될수록 실질적인 운동기능 개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연구팀(소아청소년과 이영목·나지훈·이현주 교수,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신희진 임상강사)은 척수성 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이하 SMA)을 진단받고 뉴시너센 치료를 진행한 국내 환자들의 임상적 특징 및 치료 경과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척수성 근위축증은 척수의 운동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퇴행하고 소실돼, 전신 근육이 점차 약화되는 퇴행성 신경 질환이다. 생존 운동 뉴런인 SMN(Survival Motor Neuron) 단백질을 생산하는 SMN1 유전자의 결손이나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출생 전부터 청소년기, 젊은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기에 발생하며 발병 시기와 운동 상태에 따라 1형에서 4형으로 분류된다. 연간 신생아 30만 명 기준 약 30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희귀질환으로, 발병 연령이 어릴수록 중증도가 높고 기대 수명도 짧다고 알려졌다.
뉴시너센은 SMN1의 백업 유전자인 SMN2와 결합해, SMN 단백질 생산량을 증가시켜 운동뉴런의 퇴행을 막는 원리의 치료제다. 1년에 3~4차례 척수강 내 주사를 통해 약물을 주입한다.
뉴시너센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해서는 해외 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으나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진행되지 않았다. 특히 SMA 환자에 흔히 동반되는 척추측만증, 그리고 호흡 보조가 필요한 중증 환자에 대한 연구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연구팀은 2019년 3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약 3년간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뉴시너센 치료를 진행한 SMA 2형, 3형 환자 30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환자는 평균 약 1.2세에 증상이 시작되었으며 평균 치료 시작 연령은 22.9세였다. 1명을 제외한 모든 환자들이 척추측만증을 동반하고 있었고, 이들의 73%는 척추측만증 수술력이 있었다. 절반이 넘는 환자들이 하루 중 일정 시간 호흡 보조 장치를 사용하고 있었다.
의료진은 14일 간격으로 뉴시너센 12mg을 총 3회 투여한 뒤, 30일 후에 한 차례 더 약물을 투여했다. 그 이후에는 유지용량을 4개월마다 투여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진행했다. 이후 6개월, 14개월, 22개월, 26개월이 경과한 지점마다 운동기능을 점수로 측정했다.
그 결과, 6개월 추적 조사에서 환자의 72%는 점수가 개선됐다(HFMSE 점수 기준 2.1점 증가). 14개월 추적 조사에서는 71%가 개선(2.88점 증가)을 보였으며 22개월과 26개월 경과 후 추적 조사에서는 각각 88%(4.21점 증가), 86%(5.29점 증가)가 운동기능 향상을 보였다. 부작용으로는 허리 통증, 두통, 감각 이상, 메스꺼움 등의 부작용이 동반됐으나 대부분 1~2일 이내 소실됐다.
이영목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중증 척추측만증 또는 기계적 호흡보조가 필요한 포괄적 환자군을 대상으로 뉴시너센의 효능 및 안전성을 확인한 국내 최초의 연구”라며 “치료 기간이 길수록 운동기능이 개선된 환자의 비율이 높아진 것에 주목해야 하며, 환자들의 운동 능력을 반영할 수 있는 보다 정확한 운동기능 평가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소아과 학술지 ‘World Journal of Pediatric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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