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메드 빈 자이드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 대통령이 한국에 300억 달러, 약 40조원의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여러 분야에서 양해각서(MOU)를 맺었지만, 특히 `소형원전, 수소, 방산`을 핵심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40조원이라면 제법 큰 투자 규모가 아닌가요?
<기자>
네, 아랍에미리트(UAE)의 이번 투자 금액은 역대 투자 사례를 감안해도 압도적인 수준입니다.
UAE의 국가 간 투자 중에 최대 규모는 영국으로 100억 파운드, 한화로 약 15조원 정도였습니다.
중국에는 약 6조, 또 프랑스에는 약 2조원의 투자를 약속한 바 있는데요.
모하메드 대통령은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키는 대한민국에 대한 신뢰로 투자를 결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대규모 투자 결정에는 바라카 원전을 통해 쌓은 신뢰가 있었다는 해석입니다.
<앵커>
우리가 2009년 수주한 바라카 원전 말인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2009년 첫 수주 계약 이후에 UAE 바라카 지역에 건설된 한국형 원전 1,2호기는 아부다비 전력의 60%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 조차도 원전 건설이 길게는 10년 이상 지연되는 경우가 많은데,
시공을 맡은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은 약속한 기일과 예산 내에서 공사를 마쳤습니다.
이렇게 우리 기업들이 원전으로 쌓은 신뢰가 UAE의 통 큰 투자를 이끌었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 투자가 이뤄지는 겁니까?
<기자>
어떤 분야에서 투자가 이뤄질 지는 양국이 맺은 양해각서(MOU)를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겠습니다.
정상회담이 이뤄진 날 체결된 MOU만 13건에 달하는데요.
양국은 원자력, 에너지, 투자, 방산 등 4대 핵심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원전 분야를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이 분야 협력을 위해 `넷제로 가속화 프로그램 MOU`를 체결했는데요.
원전 제3국에 공동 진출하고, 소형모듈원전(SMR) 기술 개발을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입니다.
<앵커>
원전 이외에도 여러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등이 강점을 가진 수소 분야에서도 협정이 이뤄졌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도시 내 수소 생산·저장·운송·활용 분야 MOU`인데요.
수소를 주 에너지로 활용하는 친환경 수소도시를 조성한다는 목표로, UAE 역시 미래 에너지 대비에 나서겠다는 겁니다.
우리나라가 원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한 `한·UAE 국제 공동비축 사업`도 추진합니다.
한국석유공사 여수기지에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원유 400만 배럴을 저장하고,
국내 석유 수급 위기 시 한국이 우선 구매할 권리를 갖는다는 내용입니다.
`전략적 방위산업협력에 관한 MOU`를 맺으면서 이 분야에서의 시너지도 기대됩니다.
방산 분야에서 협력 범위를 명확하게 하고, 기술 정보를 교환하면서 기술 이전 등에도 협력한다는 계획입니다.
`다목적 수송기 국제 공동 개발을 위한 MOU`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수주에 박차를 가하게 됐습니다.
<앵커>
오일머니 투자 유치에 대한 MOU도 체결됐다고요?
<기자>
UAE 오일머니의 투자 유치와 관련해 산업은행과 무바달라 사이에 `전략적 투자 파트너십 MOU`가 체결됐습니다.
무바달라는 2,840억 달러, 약 350조원을 운용하는 아부다비 2위 국부펀드인데요.
이들은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국내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제3국 공동 진출 등 투자 협력을 확대합니다.
특히 국내 유망 기업 투자를 위한 펀드 조성 등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협력이 가시화하면 국내 금융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옵니다.
<앵커>
40조원에 가까운 MOU가 맺어진 셈인데 얼마나 실제 계약으로 이뤄질 지가 더 중요하겠죠?
<기자>
MOU는 쉽게 말하면 구두 계약이죠.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실제 계약으로 이뤄질 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에 UAE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지만,
우리 기업의 역량을 고려했을 때 수혜를 보는 분야는 `에너지와 방산` 정도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특히 소형모듈원전(SMR)과 수소 관련 기업들의 수혜가 점쳐집니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은 이미 차세대 원전인 SMR에 뛰어 들었고, SK그룹, HD현대 등은 SMR 기업 테라파워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수소 역시 GS에너지가 UAE에서 개발하는 블루 암모니아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고요.
또 UAE가 지난해 국산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 `천궁-Ⅱ`를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 등에서 4조원에 사들인 바 있죠.
방산 분야에서도 추가적인 투자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UAE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기업들과의 협력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우리나라 주요 그룹 총수들도 이번 UAE 방문 일정에 동행했죠?
<기자>
이번 윤 대통령의 UAE 순방에는 대·중소기업 경영인 등 100여 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했는데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은 물론,
정기선 HD현대 사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도 함께 했습니다.
이번 순방이 경제 협력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주요 그룹 총수들도 추가적인 투자 유치에 나설 예정입니다.
우선 이재용 회장이 지난해 회장 취임 직후 첫 해외 출장지로 선택한 곳이 UAE였죠.
현재 삼성물산이 UAE에서 바라카 원전 3·4호기를 건설 중이기도 합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원전 등에서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고 5G,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태원 회장은 이미 무바달라와 `자발적 탄소시장(VCM) 파트너십 MOU`를 맺고 탄소거래 플랫폼 등에 함께 투자하기로 했고요.
현대차그룹 역시 수소차와 전기차의 입지를 넓힐 수 있는 곳으로 UAE를 점찍고 있는데요.
정의선 회장이 로봇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에서도 중동 시장에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효성그룹 조 회장도 효성중공업을 주축으로 UAE의 전력 설비 수주에 힘쓸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외에도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방산에, 또 GS의 경우 UAE의 블루 암모니아 생산 플랜트 사업에 참여한 바 있는 만큼 추가적인 에너지 분야 협력이 기대됩니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윤 대통령과 함께 바라카 원전 건설 현장을 방문합니다.
<앵커>
앞으로 남은 일정은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현지시간 16일에는 양국 기업인이 참여하는 `한-UAE 비즈니스 포럼`이 열리는데요.
대통령실은 이날까지 양국 정부, 공공기관, 또 기업 간에 40건이 넘는 MOU가 체결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후 윤 대통령과 경제인들은 18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하는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합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번 UAE 경제사절단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다보스포럼에서 이들과 회동합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