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경제난을 겪는 파키스탄에서 전국적인 규모의 정전이 발생했다.
23일(현지시간) 지오뉴스 등 파키스탄 매체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에너지부는 이날 오전 7시 34분께 국가전력망의 주파수가 떨어지면서 전력 시스템에 광범위한 고장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력망의 주파수는 정해진 범위 내에서 유지돼야 하며, 갑자기 이 범위를 이탈할 경우 전력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
쿠룸 다스타기르 전력부 장관은 "남쪽 지역 전력망의 장애로 정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고로 인해 이슬라마바드, 카라치, 라호르, 퀘타 등 주요 도시 대부분이 대규모 정전을 겪었다. 특히 카라치의 경우 현지 전력망의 약 90%가 타격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력 당국은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시스템 복구 작업도 벌이고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다스타기르 장관은 "일부 전력망은 이미 복구됐다"며 "오늘 밤 10시까지 전력망을 완전히 복구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정전 사태로 인해 주택가와 상가 등지에서는 암흑이 이어졌고 일부 상수도 공급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병원 등 주요 건물 대부분은 자체 발전기를 가동해 심각한 타격은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거래소도 정상적으로 가동됐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지난해 10월에도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정전이 발생, 원자력 발전소 가동 중단 등 혼란이 이어진 끝에 12시간 만에 복구된 바 있다. 지난 2021년 1월에도 전국적으로 전력 공급이 끊어지는 대정전 사태가 빚어진 바 있다.
파키스탄은 최악의 경제난 속에 지난해 대홍수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경제난으로 인해 연료 수입과 발전소 가동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전이 곳곳에서 계속되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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