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 두 곳이 아시아 1위 임플란트 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영권 인수에 나섰습니다.
최대주주의 지분을 공개 매수한 뒤 스스로 상장폐지를 결정하는 자진 상폐도 추진한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IT·바이오부 박승원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박 기자, 우선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영권 인수에 나선 사모펀드(PEF)가 어디인가요?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코리아, UCK가 그 주인공입니다.
두 운용사는 오스템임플란트 인수를 위해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를 지난 5일에 설립했는데요,
이 기업이 오스템임플란트 최대주주인 최규옥 회장의 보유 주식의 절반인 144만여주를 인수한다는 겁니다.
<앵커>
공개 매수를 통해 경영권 인수에 나서면, 결국 공개 매수 가격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두 사모펀드가 얼마에 인수한다는 계획인가요?
<기자>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19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연휴 전인 지난 20일 종가(16만2,500원)보다 17% 높은 수준인데요.
이미 두 사모펀드(PEF)는 공개매수 자금으로 2조1,250억원을 마련했는데, 이 가운데 차입한 1조7천억원은 공개매수 주관을 맡은 NH투자증권에서 자금을 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경영권 매각으로 최 회장은 자신의 지분 등을 팔아 3,7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현금을 손에 쥐게 됩니다.
<앵커>
이 두 사모펀드가 왜 오스템임플란트 인수에 나선건지, 그리고 최대주주는 왜 합의한건지 그 배경이 궁금한데요?
<기자>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양측의 입장이 서로 잘 반영된 게 공개매수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두 사모펀드는 지난해 말 치과 구강스캐너 기업인 ‘메디트’를 2조4,500억원에 인수했는데, 이 메디트와 오스템임플란트간 시너지가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최대주주인 최 회장 역시 앞서 직원의 대규모 횡령 사고가 터진 이후 지난해 경영권 매각을 타진했지만,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해 불발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메디트와의 시너지를 높게 평가한 가운데 강성부펀드의 공격을 받고 있는 만큼, 경영권 매각에 합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사모펀드와 최대주주간 합의로 이뤄진 일로 회사측도 적지 않게 당황했을 것 같은데, 회사측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취재 결과, 오스템임플란트의 고위 관계자 역시 이번 매각건에 대해 연휴 마지막날인 어제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원래 최대주주 매각 건은 사전에 논의되는 게 아니라며, 최 회장도 조금 전에 관련 내용을 언급하며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최대주주인 최 회장과 합의된 사안인 만큼, 적대적인 것은 아니고, 우호적인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소액주주와 주식 관련 세금 문제 등 최 회장의 지분 매각이 실제 이뤄지기까지 적지 않은 잡음이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앞서 대규모 횡령 사건이 있더라도, 올해 1조원이 넘는 매출이 확실시되는 기업인데, 정말 자진상폐가 될 것으로 보이나요?
<기자>
네 맞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오스템임플란트는 국내 의료기기 업계 최초로 연매출 1조원 돌파가 확실시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앞서 리포트에서 봤듯이 이 두 펀드에 앞서 오스템임플란트와 갈등하고 있는 강성부펀드 역시 기존 계획에 추가 지분 확보도 염두하고 있어 법적 조치를 지속할 가능성도 높은데요.
이런 상황에서 오스템임플란트의 자진상폐를 두고 회사측과 시장간 의견이 다소 엇갈리고 있습니다.
우선 회사측은 자진상폐로 가는 방향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대주주와 합의한 상황에서 공개매수 단가가 높은 만큼,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이미 두 사모펀드의 공개매수 목적에 자진상폐를 언급한 만큼, 공개매수 실패가 아닌 이상 그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 증권가에선 자진상폐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데요.
상장폐지를 통해 얻어야 하는 게 명확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만큼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얘기인데요.
관련해 전문가의 입장 들어보겠습니다.
[A증권사 제약·바이오 연구원 : 상폐를 해야 하는 목적이 명확한가요? 결국 얻어야 되는 게 명확하면 상관이 없는데, 회사쪽이나 주주쪽 입장이나 시너지가 나야 하잖아요 상폐를 통해서. 그게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선 가능성이 높다고 하기는 어렵죠.]
<앵커>
사모펀드의 바이오 기업의 경영권 인수 비단 이번만의 일이 아닌데요. 이같은 움직임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까요?
<앵커>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 전까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입니다.
고금리에 업황 부진 등 많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유동성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사모펀드(PEF)들의 지분 인수 등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할 것이란 설명입니다.
여기에 최근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연대하는 분위기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인데요.
관련해 전문가의 입장 들어보겠습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원장 : 최근에 바이오쪽에서도 워낙 주가가 굉장히 떨어지면서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연대하는 주주들에 대한 주장들, 경영상에 대한 경영권에 대한 이슈들, 이런 것들이 이번 주주총회때 여러 기업에서 이슈화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IT·바이오부 박승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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