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조연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조 기자, 테슬라가 4분기 실적을 발표했죠. `어닝 서프라이즈`였나요?
<기자>
시장의 예상을 살짝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보단 `어닝 비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테슬라 4분기 매출은 243억2천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7% 증가했습니다. 시장의 전망치인 241억달러를 소폭 웃돌았구요.
주당순이익은 1.19달러로 지난해(2.52달러)보다는 감소했습니다만, 월가 컨센서스(1.13달러)는 역시 살짝 상회했습니다.
시장에서 가장 주목했던 자동차 총 마진은 시장의 예상보다도 더 줄어든 25.9%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다른 자동차 회사들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만,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30%를 웃돌던 마진이 연말 대대적인 세일에 나서면서 크게 떨어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앵커>
테슬라가 갖고 있는 큰 무기 중 하나가 바로 수익성이죠. 전기차 가격 경쟁에서 공격적인 할인에 나설 수 있었던 요인인데,
수익성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시장의 지배력은 지키겠다는 전략인걸로 보입니다.
<기자>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일론 머스크가 크게 강조한 것이 두가지 였습니다.
바로 수요와 가격이었는데요. `우리는 가격으로 이 시장을 압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테슬라에 대한 소비자 수요도 여전히 견고하다`며 시장의 우려를 해소시키려는 발언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머스크는 "가격이 정말 중요하다(The price really matters)"며 이번 실적 바탕의 테슬라의 전격적 할인이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하고, 또 "1월 주문량이 생산량의 두 배에 달한다"며 "지금까지 가장 강력한 1월 주문을 기록했다"고 말했습니다.
머스크 발언에 이날 0.38% 상승한 144.43달러로 장을 마쳤던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5.5%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수요를 더 살펴보자면, 올해 테슬라가 예상한 판매량은 180만대입니다.
이게 정확히 생산량인지, 아니면 인도 목표인지 정확하게 명시하지 않았는데요. 원래 테슬라는 매년 인도량을 50% 늘리겠다는 목표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왔죠.
2021년 93만5천대(87.4%)에서 2022년 131만대(40.3%), 여기서 2023년 180만대는 전년대비 37% 증가에 그치게 됩니다.
컨퍼런스콜에서도 목표량 증가 둔화세에 대한 질문이 나왔는데, 이에 머스크는 "지구상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엄청난 `불가항력적(friggin` force)`인 일이 항상 있을 것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는데요.
코로나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천재지변도 포함되겠지만, 월가에서는 사실상 글로벌 경기침체를 머스크도 우려한게 아니냐는 해석입니다.
일단 머스크는 "큰 공급망 중단 없이 순조로운 한 해라면 200만대 생산 가능하고, 수요도 여전히 견고하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앵커>
가격 경쟁력 부분도 볼까요? 다른 경쟁사 자동차들에 비해서 얼마나 이익이 큰 겁니까?
<기자>
4분기 기준 테슬라의 차량당 순이익은 9000달러입니다. 전분기에 비교해서는 600달러 가까이 줄었는데요.
그렇지만 여전히 다른 회사들에 비해서는 월등하죠. 도요타보다 7배 이상, 현대차보다는 9배에 달합니다.
테슬라가 계속적인 가격 할인으로 마진은 좀 줄더라도 경쟁자들에게 압력을 가하는 `살은 내주고 뼈를 취하는` 전략이 가능한 이유입니다.
여기에 테슬라는 차기 모델은 모델3나 모델Y의 절반 가격에 불과한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혀왔었죠.
컨퍼런스 콜에서 다가오는 3월 1일 `투자자의 날`에 차세대 차량 플랫폼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새로운 플랫폼으로 `2만5천달러~3만4천달러` 사이 보급형 전기차를 내놓겠다는 목표인데, 업계에서는 실제 본격적인 양산은 2025년쯤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월가에서는 이번 테슬라 실적에 대한 평가, 어떻게 내리고 있나요?
<기자>
테슬라가 `새로운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는 신호`란 평가가 나왔는데요.
테슬라의 전문가로 불리는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궁극적으로 물량을 위해 마진을 희생해야 하는 때가 됐다"며 "이제 문제는 중국 시장에서의 가격 전쟁"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댄은 배송과 생산규모를 늘리면서 업계보다 훨씬 높은 마진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보았는데요.
또 연간 차량 인도 성장률 50%라는 목표에 얽매이기 보다 180만대라는 `현실적인 숫자`를 내놓은 것도 현명한 선택이라는 평가입니다.
한편, 월가 전문가들이 내놓은 테슬라의 평균 목표가는 194달러입니다. 현재 종가 대비 약 35% 높은 수준인데요.
또 애널리스트의 약 64%가 테슬라의 투자의견을 `매수(Buy)` 혹은 `비중확대(Overweight)`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2014년 이후 가장 큰 비중입니다.
<앵커>
이번 실적시즌에서 크게 투자자들이 반길만한 뉴스는 없어보이는군요.
1월 상승랠리에 대한 불신이라고 할까요? 부정적 시각이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사실 이번 실적시즌이 좋지 않을 것이란 경고는 계속 이어져오지 않았습니까.
우리에겐 영화 `빅쇼트` 주인공으로 유명한 마이클 버리가 일종의 경고를 날렸는데요.
자신의 SNS에 `Maybe`란 단어와 함께 한 그래프를 올렸는데, 2000년~2003년의 S&P 500 지수의 그래프입니다. 동그라미 친 부분이 닷컴버블 붕괴 이후 있었던 큰 폭의 반등인데, `데드캣 바운스(하락 중 일시적 반등)`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거든요.
그러니까 이번 1월 지수 상승이 `아마도 (이것과 같을 수 있다)`는 뜻이겠죠.
마이클 버리는 증시 비관론을 쏟아내기로 유명하다는 점을 감안해도, 월가에는 신중론에 대한 목소리가 높습니다.
아메리프라이즈 파이낸셜의 최고시장전략가, 앤서니 새글림베네는 "월가의 올해 이익 전망이 너무 장밋빛이었다"며 "기업들은 올해 전망에 대해 아주 현실적이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고, 주가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고요.
매트 말레이 밀러 타박 수석 시장 전략가는 "증시가 지금까지 꽤 상승해왔기 때문에 앞으로 나오는 실적이 계속해서 실망스럽다면 시장이 더 오를 수 있다 주장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 500에 포함된 IT기업의 4분기 어닝 전망이 전년 대비 -9.2%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는 2016년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입니다.
에릭 테오렛 마뉴라이브 투자운용의 글로벌 거시 전략가는 지금 주식시장을 "결국 중앙은행과 약해지는 성장 데이터 사이의 줄다리기"라면서 다음주 열리는 FOMC 이후 본격적인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죠. 조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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