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사원 건립을 반대하며 건축 현장 앞에서 바비큐 파티를 열었던 주민들이 이번엔 돼지고기 수육과 소고기국밥을 먹는 행사를 열었다.
2일 낮 12시 30분께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 현장 앞에서는 수십명의 주민들이 테이블에 앉아 돼지고기 수육과 소고기 국밥을 나눠 먹었다.
이날 이슬람 사원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모두 100인분의 음식을 준비했고 공사장 바로 앞 도로에 테이블을 10개가량 펼쳐놨다. 30~40명 넘는 주민들이 찾아와 테이블이 빼곡히 차기도 했다.
비대위측은 "일전에 먹었던 돼지고기도 그냥 바비큐 행사였을 뿐"이라며 "오늘도 국민 잔치를 열어서 돼지고기 수육을 나눠 먹는 거지 혐오범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슬람 문명권에선 돼지고기를 먹는 것을 죄악으로 여기고 소고기는 이슬람 방식으로 도축한 경우에만 먹을 수 있기에 문화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대위는 지난 12월 사원 공사장 앞에서 바비큐 파티를 벌여 한차례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한국 사회 개방성의 한계를 드러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음식을 나눠 먹는 행사에 앞서 비대위는 북구청의 사원 인근 주택 부지 매입안을 거부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북구청은 지난 1월 그동안 진전이 없었던 사원 이전 대신 인근 주민들의 주택을 매입하는 방안을 비대위에 제안했다.
비대위는 "2년 만에 배광식 북구청장이 해결책이라고 내놓은 것이 주택 부지 매입안이다. 주민들을 내쫓겠다는 일방적 통보와 다름없다"라며 북구청의 제안을 거부했다.
북구청은 주민들을 설득하는 등 해결책을 찾아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주택 매입안의 취지를 계속 설득하고 또 사원을 이전할 수 있는 대체 부지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9월 북구청의 건축 중지 처분에 불복해 건축주 측이 제기한 소송에서 `공사가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려 법적 분쟁은 종료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