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일 한자리에 마주 앉았지만 입장차만 확인한 채 끝났다.
서울시와 전장연은 이날 오후 3시 30분 시청 8층 간담회장에서 공개 단독 면담을 했다. 이 자리에는 오 시장, 김상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 박경석 전장연 대표가 참석했다.
오 시장은 "더는 지하철을 세우거나 지연하는 형태의 시위는 자제해달라고 부탁하고자 만나자고 했다"며 "여러 차례 시위를 통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정부에 무엇을 요구하는지 잘 알려졌으니 극단적 형태의 시위를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박 대표는 오 시장의 요구에 답을 하지 않은 채 "2001년 장애인이 오이도역에서 리프트를 이용하다가 추락해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이후부터 탈시설 논쟁이 있었다"며 "우리가 섭섭한 것은 서울시가 한 번도 책임 있게 리프트 사망사고를 사과한 적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제 오 시장이 장애인 거주 시설을 방문해 말한 내용은 유엔장애인권리협약과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것"이라면서 "오 시장은 시설은 선택이라고 했지만, 협약과 가이드라인에서는 시설 수용을 장애인에 대한 차별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전날 장애인 복지시설을 잇달아 찾아 장애인 부모로부터 시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듣고 "시설을 계속 늘려가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오 시장은 "전장연의 주장이 다 옳다고 쳐도 그걸 관철하려고 왜 지하철을 세우냐"고 되물었다. 그는 "정시성을 생명으로 하는 지하철 운행을 84번 지연시킨 것은 중범죄"라면서 "그런데도 경찰은 전장연 시위자를 제대로 처벌 못 하고 있으니 우리 사회에 이 정도 사회적 강자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전장연이 지하철 탑승 시위를 중단하겠다고 확답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대표는 "지하철의 정시성을 강조하지만, 우리는 22년간 이동권을 보장받기 위해 외쳤다"면서 "철저하게 비장애인 중심으로 갔던 열차와 중증 장애인을 태우지 않은 열차, 이런 부분도 한번 심각하게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진짜 사회적 강자는 기획재정부"라면서 "오 시장이 기재부에 `3월 23일까지 전장연과 만나 달라`고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서울시와 전장연 모두 상대방의 요구에 확답하지 않은 채 대화를 마무리했다.
한편, 박 대표는 면담 후 지하철 시위 중단 여부를 정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내일 오전 8시 혜화역에서 선전전을 하기로 돼 있는데 그 자리에서 말하겠다"고 답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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