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8일) 우리 증시, 어제(7일)의 상승세를 다시 한 번 이어갔습니다.
증권부 문형민 기자와 더 자세하게 알아봅니다.
문 기자!
<기자>
‘멋지다 제롬 파월! 브라보!`
네, 오늘 우리 증시 이렇게 표현하겠습니다.
어제 0.5%가량 올랐던 코스피 지수는 오늘도 1.3% 상승하며 2,483선에서 장을 마쳤습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상승세에 함께 올라탔습니다.
유가증권시장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오랜만에 들어왔습니다.
개인이 5,626억원 팔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787억원, 34억원 사들인 겁니다.
특히 SK하이닉스와 네이버의 상승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오늘 하루에만 각각 4.5%, 5% 올랐는데요.
두 기업의 주가 상승은 모두 인공지능(AI) 챗봇 ‘챗GPT’의 열풍과 관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AI 관련 반도체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네이버는 상반기에 오픈AI의 챗GPT의 대항마인 `서치GPT`를 출시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상승 마감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편, 증시 전반적인 상승 배경에는 제롬 파월 연준(Fed) 의장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앵커>
그러게요. 우리 시간으로 오늘 새벽 3시쯤 파월 의장이 연설을 했잖아요.
지난달 고용지표가 잘 나오면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발언을 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사실상 매파적인 신호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건데, 시장은 안도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고용이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며 “긴축정책이 왜 긴 시간 투입돼야 하는지를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매파적인 발언을 한 것은 확실하지만, 시장은 우려했던 만큼 긴축적이지 않다고 해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시장은 파월이 공식적으로 물가 상승의 완화를 인정했다는 데에 더욱 집중한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파월 의장은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되는 초기에 있다”는 발언을 했는데, 시장은 이를 인플레이션 완화 시그널의 확실한 인정으로 받아들인 겁니다.
또 투자자들은 파월이 이전 발언에 비해 인상 속도를 더 내겠다는 등의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는 점에 더욱 주목하는 모양새입니다.
증권업계는 이번 증시 상승에 대해 “파월이 무슨 말을 했는지 보다 무슨 말을 하지 않았는지를 더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파월이 고용보고서를 확인한 후 태도를 더욱 긴축적으로 바꿀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장이 의미부여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마냥 안도할 수만은 없을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파월 의장은 “고용이나 인플레이션 지표가 계속해서 강하게 나타난다면, 최종 금리 수준을 더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당장 오는 14일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는데요. 시장은 전월대비 0.4~0.5%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물가 상승세가 확인된다면, 3월에 발표될 2023년 기준금리 점도표는 더욱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에 발표된 올해 기준금리 점도표가 5.125% 수준이었는데, 이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겁니다.
결국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연내 기준금리 인하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시장에 전반적으로 퍼진 긴축 조기 종료 기대감 역시 축소되면서 증시는 하락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당장 다음주 14일 나오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중요하겠습니다.
문 기자, 원·달러 환율 오늘 1,260원 위에서 상승 마감했습니다.
<기자>
네, 1,254원선에서 하락 출발했지만, 결국 1,260.1원에 장을 끝냈습니다.
파월 효과는 개장 초반에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고요. 오늘 전반적으로 원화 약세에 불을 지핀 건 우리나라 경상수지 악화였습니다.
오늘 한국은행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298억 3,300만 달러로 2021년(852억 3천만 달러)과 비교해 65% 줄었다고 발표했는데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 2011년(166억 3,800만 달러) 이하 11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또 이러한 경상수지 흑자 감소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원화는 약세 압력을 받았습니다.
상반기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 전망치는 20억 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해 9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상반기 내내 원화 약세 영향으로 1,200~1,300원 사이에서 거래될 것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 전망입니다.
<앵커>
원화 약세로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이 증시에서 차익실현 등을 이유로 매도할 수도 있겠습니다.
문 기자, 어제 코스닥 신규 상장주인 ‘스튜디오미르’를 다뤘잖아요.
오늘도 주가는 상승 마감했던데, IPO(기업공개) 훈풍이 불고 있나 보네요.
<기자>
네, 스튜디오미르는 어제 ‘따상’(시초가를 공모가의 두 배로 형성한 뒤 상한가)을 기록한 뒤, 오늘 역시 17% 상승 마감했습니다.
공모가(1만 9,500원)와 비교해 현재 상승률은 204.1%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신규 상장 기업들의 주가 훈풍은 실제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부터 우리 증시에 입성한 기업은 스튜디오미르를 포함해 6곳인데요.
6곳 모두 오늘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 대비 작게는 37.9%, 많게는 318.3%가량 상승했습니다.
이렇게 증시 새내기 기업들의 주가가 높은 상승률을 보이자, 다른 신규상장주 역시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당장 내일 프리미엄 유가 가구 브랜드인 ‘꿈비’가 코스닥 시장에 입성합니다.
공모가 희망밴드가 4천~4,500원이었는데, 이를 뛰어넘는 5천원에 결정한 바 있고요.
일반청약에서는 무려 1,7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꿈비도 내일 ‘따상’이 가능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앵커>
문 기자, 연초 IPO 대어로 꼽히는 오아시스가 오늘 수요예측을 마치지 않았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7일부터 이틀간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했습니다.
오아시스의 공모가 희망밴드는 3만 500~3만 9,500원인데요.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만원대에 주문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공모가 밴드 하단 이하에서 공모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최근 증시 부진으로 컬리, 11번가, SSG닷컴 등 동종업계가 잇달아 IPO 계획을 연기하면서 오아시스도 상장을 철회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고요
오늘 진행한 오아시스 기자간담회에서 수요예측 결과와 상관없이 상장을 강행할 지에 대한 질문에 안준형 대표가 "순리에 따라서 겸허하게 결과를 기다려보고, 고민을 해보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문형민 기자였습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