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배당 기대…삼성엔지니어링, 최대 실적에 주주환원

방서후 기자

입력 2023-02-10 15:00   수정 2023-02-10 15:00

    <앵커>
    주택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며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증권가의 최선호주로 등극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삼성엔지니어링인데요.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멈췄던 주주환원 움직임도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알아봅니다.

    산업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증권가에서 삼성엔지니어링 목표주가를 올려잡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삼성엔지니어링의 목표주가를 평균 10%씩 상향 조정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이 기존 3만3천원에서 3만8천원으로 15%를 올리면서 목표주가 상향폭이 가장 높았고요.

    대신증권의 경우 기존 3만7천원에서 4만1천원으로 4만원이 넘는 목표주가를 제시했습니다.

    주택 경기 위축으로 실적이 고꾸라진 다른 건설사들에 비해 해외 플랜트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갖춘 삼성엔지니어링의 실적이 두각을 나타냈고, 앞으로의 전망도 밝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난해 매출은 10조543억원으로 전년대비 34%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7,029억원으로 같은 기간 40% 늘면서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더해 회사는 올해도 매출 10조5천억원, 영업이익 7,650억원을 전망했는데요.

    특히 앞으로의 실적에 반영될 신규수주도 지난해 1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도 12조원을 따낼 것이라고 자신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부풀리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사실 수주라는 게,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거 아닙니까?

    게다가 삼성엔지니어링이 집중하고 있는 해외 현장이라면 더욱 불확실성이 높을 것 같은데요.

    <기자>
    일단 삼성엔지니어링이 보유하고 있는 입찰 안건은 총 300억 달러 규모입니다. 우리 돈으로 38조원에 달하고요.

    이 중 실제로 입찰에 참여해 결과를 대기하고 있는 안건이 100억 달러, 12조6천억원 정도입니다.

    여기에 현재 기본설계(FEED)를 수행하면서 추후 설계·조달·시공(EPC) 전환을 추진할 안건도 90억 달러, 11조원이 넘습니다.

    최근 해외 건설 수주가 기본설계를 수주한 기업이 대부분 플랜트 시공 본사업까지 따내고 있기 때문에 삼성엔지니어링이 기본설계를 수행 중인 물량 만으로도 올해 수주 목표에 근접한 상황이고요.

    현재 중동에서 다수의 대형 가스 프로젝트가 발주되는 데 비해 글로벌 EPC 업체들의 수주 여력이 제한적이라 경쟁 강도 또한 낮아졌다고 합니다. 수의계약이 기대되는 현장도 2조5천억원에 달하는 공사비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고요.

    이에 올해 화공부문에서만 8조원의 수주가 가능하다고 점쳐집니다. 나머지 4조원은 비화공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데, 삼성전자를 위시한 계열사 물량이기 때문에 수주 가시성이 높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호실적을 반영한 주주환원 움직임도 감지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연내 3개년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낸 것과 마찬가지로 10년 만에 내놓는 주주환원정책입니다.

    배당을 비롯한 자사주 매입 혹은 소각 등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증권가에서는 배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그러니까 지금과 비슷한 실적을 냈을 때도 삼성엔지니어링이 배당으로 주주환원을 꾀했기 때문입니다.

    배당의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도 지난 2020년 6,889억원에서 지난해 1조6천억원으로 늘면서 배당금을 지급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갑니다.

    <앵커>
    그럼 그동안은 실적이 나빠서 배당을 하지 않았던 건가요?

    <기자>
    엄밀히는 배당할 만큼의 이익이 이제야 났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우선 무리한 수주 경쟁으로 지난 2013년과 2015년에 조단위 적자를 냈고요, 이후 실적은 개선됐지만 상법상 배당 가능 이익을 충족한 건 2020년부터라고 합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3년 전 배당 가능 이익을 충족했지만 규모가 크지 않았고, 따라서 재무구조 건전성 확립과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에 집중했다"며 그간 배당을 하지 않았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바꿔 말하면 이제는 배당을 해도 남을 만큼 충분한 현금을 가지고 있단 의미고요.

    여기에 최근 국민연금이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 조정했다는 점도 배당 재개 움직임에 힘을 실어줍니다.

    단순 투자는 보유 주식 수와 관계없이 법률에 따라 보장되는 권리, 즉 의결권이나 신주인수권 정도면 행사할 수 있다면,

    일반 투자는 배당 확대 요구를 비롯한 임원 보수 산정, 임원 위법행위에 대한 해임 청구 등 보다 적극적인 주주활동이 가능합니다.

    <앵커>
    배당을 한다면 규모가 얼마나 될까요?

    <기자>
    일단 증권가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배당을 한다면 총 1천억원 규모의 배당액을 지급할 것으로 봤습니다.

    지금과 비슷한 7천억원 대의 연간 영업이익을 냈을 때 비슷한 규모로 배당을 했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단순 계산으로는 주당 510원씩 주주들에게 지급할 수 있고요.

    배당 수익률은 약 2%로 코스피 상장사 평균을 웃도는 수익률이 예상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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