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 밸브 고장으로 갑작스레 단수 사태가 발생한 광주 일대 시민들이 큰 혼란을 겼고 있다.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는 12일 오후 1시께부터 서구, 남구, 광산구 지역의 급수 중단을 예고했다.
저수조에 물을 채워둔 아파트의 경우 물이 공급되고 있지만, 난데없는 단수 예고에 시민들은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욕조, 싱크대, 냄비 등에 물을 받아놓고 인근 마트에서 생수를 대량 주문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단수 예정 시간을 1시간여 앞둔 오전 11시 42분에 안전 안내 문자를 보낸 당국의 조치에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정수장 밸브 이상이 확인된 시각이 오전 6시였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제 발생을 쉬쉬하다가 손쓸 수 없을 상황이 되고 나서야 전파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휴일을 맞아 외출을 준비하다가 포기하거나 물을 받아놓으려고 외출 중에 급히 귀가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유명 커피숍은 오후 1시 이후 주문 중단을 고객에게 안내했으며 식당, 미용실 등에서는 정상적으로 이용이 가능한지 물으며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빗발쳤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도 주민들의 문의가 쏟아졌다.
광주 서구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주민들이 한꺼번에 대량 쓰지 않는 이상 하루 정도 쓸 물은 있다"며 "상수도사업본부에서 오늘 중 보수를 마친다고 하니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고장 원인조차 파악되지 않아 조기에 보수가 완료될지 장담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보수 후에는 흐린 물 유입이 예상돼 물 낭비 우려도 커졌다.
아파트 등 대량 소비처에서 흐린 물이 유입되면 기존에 저수조에 받아놓은 물도 모두 못 쓰게 된다.
한 시민은 "유례없는 가뭄에 시민에게 20% 물 절약을 홍보하던 당국이 소중한 물을 보관하는 곳간 열쇠가 고장나 허둥지둥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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