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으로는 치솟는 물가에 밖으로는 줄어드는 무역수지에 대내외 적으로 우리 경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냈던 금융권도 올해만큼은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한국경제TV가 5대 시중은행장들에게 현재의 경기 상황과 전망, 그리고 투자방향에 대해 물었습니다.
관련 내용 경제부 신용훈 기자와 살펴봅니다.
신기자, 금융권에서는 지금 우리나라 경제에 있어 최대 난제를 무엇으로 보고 있나요?
<기자>
인플레이션과 무역적자 등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은행권에서도 공통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부채 리스크를 은행권에선 가장 큰 난제로 보고 있는데요.
고금리로 인해서 파생되는 문제들,,, 대출 연체율이 오른다든지 취약차주들 금리 부담에 디폴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부분을 가장 큰 난제로 꼽고 있습니다.
특히 KB와 신한, 농협은행장은 차주의 상환능력이 악화되면서 은행 건전성 관리에 부담이 될 것으로 봤고, 하나은행장과 우리은행장은 이에 더해 부동산PF, 부동산 기업금융 부문의 부실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앵커>
은행권에서는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으로 파생될 문제에 대해서 예의주시 하고 있는 셈 이군요.
사실 금리 인상은 지난해부터 진행됐기 때문에 대출 부실은 오래전부터 제기됐던 문제 아닌가요. 새삼 지금 은행권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올해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고 그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본 겁니다.
사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아직 금리 정점이라는 인식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당국의 인상 자제 요청에 은행권 스스로도 대출금리 올리는 것을 자제하면서 지난해 3분기까지 은행 연체율 상승세는 눈에 띌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들어 상승세가 심상치 않아 졌는데요.
실제로 5대 시중은행들의 지난해 12월 기준 대출 연체율은 9월보다 오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가계 대출의 경우 0.16%에서 0.19%로 0.03%포인트 올랐고요. 개인사업자 대출과 중소기업, 대기업 대출도 각각 0.06%포인트와 0.05%포인트, 0.01%포인트씩 상승했습니다.
보통 시중은행의 연체율이 1.5%를 넘으면 경계 수준이고 3%가 넘으면 위기라고 보고 있거든요.
아직까지 연체율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닙니다만 상반기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고 고금리가 유지되면서 하반기부터 연체율이 급격히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상반기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고 해주셨는데 그렇다면 5대 은행장들 기준 금리는 어느 정도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나요?
<기자>
하나와 우리은행장은 현 수준인 3.50%에 머물 것 이라고 본 반면에 KB와 신한은 3.75%, 그리고 NH농협은 4.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금리가 오를 것으로 본 은행장들은 상반기에 한 차례 더 인상이 되고 난 뒤에 오른 금리수준이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봤습니다.
그리고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는 어느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느냐고 물었는데
우선 예금금리의 경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대비 10~20bp정도 높은 선에서 결정이 될 것이란 전망이 가장 많았고요, 대출금리는 5~6%선에서 정해질 것이란 예상이 많았습니다.
은행들이 대출 부실 우려를 줄이기 위해서 대출금리 추가 상승을 제어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시중은행장들 모두 예금과 대출금리가 지금보다 큰 수준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앵커>
은행들도 대출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대출 금리 인상을 자제하고 있다는 건데요.
이 밖에 은행별로 여신 리스크 줄이기 위해 어떤 대응책들을 준비하고 있나요?
<기자>
대출 상품의 금리인하 조치는 모든 은행의 공통 사항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이에 더해서 은행별로 취약차주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대출 중도 상환수수료의 면제를 추진합니다.
또 일정 수준 이상의 연체 가산금리의 상한선을 정해서 차주들 부담이 더 이상 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기준금리는 올랐지만 취약차주 부실 우려 때문에 대출 금리는 억제하면서 예대마진이 크지 않고, 리스크 관리 비용까지 발생하면서 올해 은행들 실적도 예년만 하지 못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고요?
<기자>
은행들 스스로가 올 한해는 수익성 개선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들을 냈지만 올해 상황은 다르다는 겁니다.
어떤 이유인지 김보미 기자 리포트로 확인해 보시죠.
<기자>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합산 순이익은 12조 1,570억원. 사상 최대입니다.
[이태경 신한금융지주 CFO: 은행의 대출 성장은 기업대출이 견조하게 증가하며 전년대비 3.8% 성장했습니다.]
[서영호 KB금융지주 부사장: 금리상승을 반영한 대출자산 가격 재평가가 꾸준히 진행된 가운데 수익성 중심의 여신 포트폴리오 관리와…]
하지만 올해 업황에 대해선, 5대 시중은행장들은 “수익성 개선에 다소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이어지면서 올해 역시 비이자 이익 감소가 불가피해졌다는 판단입니다.
주식시장 부진으로 펀드와 방카슈랑스 등에서 수수료 수익이 줄고 외화증권 등 보유자산에서 손실이 발생했던 지난해와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 것입니다.
문제는 그동안 호실적에 크게 기여했던 예대마진도 올 들어서 꺾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르면 올해 1분기 중으로 예대금리차가 하락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 예대금리차 공시를 비롯한 당국의 규제 강화, 예상보다 빠른 은행채 금리 안정화 등이 주된 배경으로 지목됩니다.
이처럼 이자 부문과 비이자 부문 모두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각종 사업을 위한 투자를 늘려야 하는 점은 부담입니다.
신한은행은 "기존 서비스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며 대대적인 변화를 추진 중이고, 하나은행 역시 "디지털 인력 확충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은행은 "MZㆍ알파세대 등으로 고객들이 세분화되면서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중요해졌다"며 이를 위한 투자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은행권은 당국의 특별대손준비금 적립 요구, 점포 영업시간 확대 등에 따른 비용 증가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
자본건전성과 수익성, 그리고 향후 성장성까지 확보해야 하는 은행권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보미입니다.
<앵커>
복합위기 속에 은행들 경영환경 역시 만만치 만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시기에 은행장들은 어떤 투자전략을 갖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은행장들이 꼽은 베스트 투자전략은 뭔가요?
<기자>
공통적으로 채권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대표적인 인컴형 자산인 채권에 투자하라는 건데요.
특히 금리 인상 사이클이 올 상반기에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상반기에 채권을 사두게 되면 이자 수익과 액면가 프리미엄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주식과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우선 주식의 경우는 고금리가 지속 될 것이란 점에서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 위주로의 투자를 추전했고요, 부동산은 변동 사이클이 큰 만큼 고금리 시기 전반적으로 하락 조정기가 길게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관망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은행장들은 보고 있었습니다.
<앵커>
경제부 신용훈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 김준호
CG : 유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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