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초기에 받은 스트레스가 학습과 기억, 감정 조절과 연관된 뇌 속 신경전달물질의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오세종·최재용 박사 연구팀이 쥐 실험을 통해 생애 초기 스트레스가 신경전달물질의 양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생애 초기 스트레스는 성인이 되기 전 학대, 폭력, 따돌림 등 심리적 외상을 반복적이고 복합적으로 경험하는 것으로, 인격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연구는 유전자 발현 등 분자생물학적 연구가 중심이고, 실제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연구팀은 쥐를 생후 2일부터 하루 4시간씩 12일간 어미로부터 분리하는 `모성 분리` 스트레스를 준 다음, 신경전달물질에 방사성의약품을 결합해 손상 정도를 양전자방출단층촬영술(PET) 영상으로 관찰했다.
그 결과 어미로부터 분리된 쥐는 흥분을 조절하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 `가바`의 양이 정상 쥐보다 암컷은 19~27%, 수컷은 7~12%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과 기억 형성에 역할을 하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 글루타메이트와 감정 조절 물질 세로토닌도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모성 분리 스트레스를 준 뒤 하루 4시간씩 6일간 움직일 수 없도록 해 스트레스 강도를 높인 쥐에게서는 가바의 양이 정상 쥐보다 암컷은 31~38%, 수컷은 31~37% 떨어져 스트레스가 클수록 신경전달물질 손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컷은 수컷보다 글루타메이트와 세로토닌의 양이 더 적게 나타나 스트레스에 더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스트레스가 뇌에 미치는 생애주기별 추적연구 및 다양한 표적 치료제에 대한 성별 효능 평가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10일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최신연구`에 실렸다.
(사진=한국원자력의학원 제공)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