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주가가 12만원에 육박하면서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통해 SM 지분 25%를 확보할 수 있을지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하이브는 이수만 대주주로부터 지분 14.8%를 확보해 1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여기에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다음 달 1일까지 SM 발행주식 총수의 25%(595만1천826주)를 주당 12만원 가격으로 공개 매수해 최대 39.8%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갖겠다는 계획이다.
하이브의 이 같은 계획의 성공 여부를 가를 중요 변수는 SM의 주가다. SM의 주가가 하이브가 제시한 매수가격 12만원을 넘어서면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할 유인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14일 코스닥시장에서 SM은 전 거래일 대비 0.69% 오른 11만6천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1만9천100원까지 오르며 2000년 상장 이후 최고가를 다시 한번 경신했다.
SM은 하이브가 공개매수 돌입 계획을 밝힌 지난 10일 단숨에 16.45% 올라 11만4천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엔 18.78% 상승한 11만7천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전날엔 11만8천300원까지 오르며 12만원선에 바짝 다가갔다.
SM 주가가 12만원을 넘을 가능성에 대해 증권가는 다소 분분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달 들어 SM에 대한 투자의견을 제시한 증권사들의 SM 목표주가는 평균 11만8천원 수준이다. 그러나 SM 현 경영진이 발표한 `SM 3.0`과 콘서트 매출 증가 등을 기대하며 12만원 이상을 제시한 증권사도 적지 않다.
SM의 지배구조 문제를 앞장서 지적해 온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공개매수 가격 12만원은 너무 낮다"며 공개매수 가격이 대폭 인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난 10일 입장문에서 "공개매수 가격인 12만원은 SM이 `SM 3.0` 멀티프로듀싱 전략을 실행할 경우 기대되는 매출·영업이익 상승 여력, 그리고 비핵심 사업·비영업자산·내부거래 정리를 통한 효율화 효과를 감안할 때 너무 낮은 가격"이라고 지적했다.
통상 공개매수가 시작되면 개인투자자는 보유한 주식을 장내에서 매도하는 경향이 있다.
개인은 장외거래에 해당하는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경우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 22%를 내야 하는 데다가, 공개매수에 참여하려면 해당 사무 취급자로 지정된 증권사의 본·지점을 방문해 청약서를 작성·제출해야 하는 등 절차가 번거롭기 때문이다.
개인들이 시장에 내놓은 물량은 차익거래를 통해 1% 내외의 수익을 노리는 기관투자자들이 사들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기 차익거래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1% 내외 수준이어도 연간으로 환산하면 막대한 이율이기 때문에 주로 기관투자자들이 공개매수에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부터 공개매수가 진행되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업계에선 공개매수 첫 주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 간 거래량으로 공개매수 성공 여부를 가늠하기도 했다.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2거래일간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은 SM 주식 10만9천647주를 순매도했다. 다만 기관도 66만702주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투자자 중 금융투자(증권사)는 91만9천525주를 순매수했으나 보험·투신·은행·연기금 등은 그보다 많은 물량을 팔아치웠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카카오의 공개매수 참전 가능성과 법원의 가처분 등 변수가 많기 때문에 일단은 두고 보자는 관망세가 강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이브의 공개매수 성공 여부를 가를 최대 변수는 카카오가 하이브의 공개매수에 맞불을 놓는 대항공개매수(공개매수기간 중 그 공개매수에 대항하는 공개매수)에 나설지 여부다.
카카오가 지분 확보 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든다면 SM 주가는 더 큰 폭으로 올라 소액주주들의 공개매수 참여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카카오가 SM 지분 인수를 공시한 뒤로 줄곧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며 사업 협력을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당장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카카오가 SM 지분 확보를 위한 경쟁에 나설 경우, 이는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다는 기존 입장을 뒤집는 것이기 때문에 이수만 대주주 측이 제기한 신주·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카카오의 입장 번복으로 이수만 대주주의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다면 카카오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도 무산된 채 원점에서 SM 지분 확보에 나서야 한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입장에서 지금은 당연히 아무런 액션을 취하면 안 되는 시기지만 카카오의 SM 인수 가능성은 남아있다"면서 "아무리 유리한 조건이라고 하더라도 공개매수 입찰률이 100%가 나온 경우가 잘 없어 하이브의 SM 지분 25% 확보가 가능할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하이브가 공개매수로 25% 지분을 다 채우지 못한다면 좀 더 주주들에게 유리한 조건의 공개매수를 다시 시작할 수도 있고 카카오가 나서는 경우의 수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면서 "일단 공개매수가 종료되는 다음 달, 그리고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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