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마일리지로 구매하는 보너스 좌석 규모를 확대한다.
오는 4월 마일리지 공제율을 조정하는 스카이패스 개편안 시행을 앞두고 마일리지 보너스 좌석을 구매하기 어렵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발한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16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보너스 좌석 비중을 기존 `전체 좌석의 5% 이상`에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너스 좌석 확대 규모는 현재 내부 검토 중이며 국토교통부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앞서 국토부와 보너스 좌석을 예약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배정하기로 협의하고, 전체 좌석의 5%가량을 보너스 좌석으로 배정해왔다.
비성수기 때는 5% 이상의 보너스 좌석이 배정되지만, 성수기 때는 5%를 간신히 넘고 있다. 대한항공은 정확한 보너스 좌석 비중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은 성수기 때도 기존보다 보너스 좌석 비중을 확대하고, 별도로 보너스 좌석 비중이 높은 특별기 운항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까지 나서 마일리지를 적립은 어렵고 쓸 곳은 없는 `빛 좋은 개살구`라고 비판하자 대한항공이 결국 보너스 좌석 확대라는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항공 여객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어 보너스 좌석 구매는 여전히 `하늘의 별 따기` 수준에서 나아지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체적인 공급이 늘어나지 않으면 현금 구매 항공권도 구매가 어려운 상황에서 고객들이 실제 혜택을 체감하기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 승급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지역`에서 `운항 거리`로 바꾸는 스카이패스 제도 개편안을 시행한다. 2019년 말 개편안을 발표했고 오는 4월 시행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국내선 1개와 동북아, 동남아, 서남아, 미주·구주·대양주 등 4개 국제선 지역별로 마일리지를 공제했지만, 앞으로는 운항 거리에 비례해 국내선 1개와 국제선 10개로 기준을 세분화한다.
인천∼뉴욕 구간의 프레스티지석을 보너스 항공권으로 구매하려면 종전에는 편도 6만2천500마일이 필요했지만, 개편안이 시행되면 9만마일이 필요하다.
다만 일부 노선에서는 공제 마일리지가 줄어든다. 편도 기준으로 3만5천마일을 공제했던 하와이의 경우 3만2천500마일로 줄어들게 됐고 일본 후쿠오카도 종전 1만5천마일에서 1만마일로 감소한다.
소비자들은 대한항공이 마일리지 혜택을 축소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가 운항하지 못하는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마일리지 공제율이 높아졌다고 비판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최근 마일리지 사용처와 적립처를 확대하고 있지만, 항공권 구매가 아닐 경우 마일리지 가치가 낮게 형성되면서 소비자들이 선뜻 사용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대한항공은 "현행 마일리지 공제 기준으로 중·장거리 국제선 왕복 보너스 항공권 구매 가능한 마일리지를 보유하고 있는 회원은 10명 중 1명"이라며 "제도 개편으로 중·단거리 회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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