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대학교육 등 대외 활동을 금지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이 이번에는 피임약 복용까지 막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탈레반은 최근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과 북서부 마자리샤리프 등 주요 도시 최소 2곳에서 "여성의 피임약 사용은 이슬람 인구를 통제하려는 서구의 음모"라고 주장하며 피임약 판매를 중단했다.
탈레반 전사들이 가가호호 들이닥쳐 조산사들을 위협하고, 약국마다 들러서는 진열대에서 피임약과 관련 도구를 모두 치우라고 명령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한 상점 주인은 "탈레반이 두 번이나 내 가게에 와서 `피임약을 팔지 말라`고 협박했다"며 "그들이 정기적으로 카불의 모든 약국을 점검하기에 피임약 판매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고 호소했다.
아프가니스탄 약사들은 이런 분위기 때문에 경구용 피임약은 물론 `데포프로베라` 등 피임 주사제 등도 약국에 비치해놓기 어렵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가디언은 "피임약 제한은 고등교육 금지와 취업 제한에 이은 또 다른 여성 인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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