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재배에 필요한 난방비가 오르면서 꽃값이 급등하자 졸업시즌을 맞아 직접 꽃다발을 만들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최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내 화훼도매상가는 지인·가족의 졸업식을 맞아 꽃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상가 곳곳에서는 고객들이 따로 사 온 생화를 꽃다발로 만들어주는 포장 가게들도 성업 중이다. 한 가게에는 10여명이 꽃다발 포장을 기다리며 대기 중인 모습도 보였다.
상인들은 올해 꽃다발을 직접 만들러 온 손님이 작년보다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고속버스터미널서 생화 도매 가게를 12년째 운영 중인 이모(50)씨는 "작년 2월보다 꽃을 사러 오는 개인 손님들이 30% 이상 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2월11∼17일 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의 장미 경매가격은 1단에 일평균 1만5천195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1만186원보다 49% 올랐다. 코로나 방역 조치 해제로 대면 졸업식이 재개되며 꽃 수요가 많아진 데다 최근 난방비까지 올라 꽃 재배 비용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꽃값이 껑충뛰자 부담을 느낀 시민들이 중고거래로 꽃을 사고파는 모습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는 최근 꽃다발을 판매한다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구로구의 한 판매자는 백화점에서 샀다는 프리지어 꽃다발 사진을 올리며 "오늘 오전에 졸업식 잘하고 3만원에 급히 처분한다"며 "꽃봉오리 안 핀 게 많아서 며칠 더 갈 것 같으니 이번 주 안에 필요하신 분께 좋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 꽃다발은 글이 올라오고 한 시간 만에 거래됐다.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졸업식 때 잠시 들고 사진만 찍을 건데 꽃다발 보통 사이즈가 6만∼7만원이더라", "풍성한 건 10만원부터인데 좀 저렴하게 구할 수는 없느냐"며 꽃다발 가격에 부담을 느낀다는 게시글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졸업식 사진 찍을 때를 제외하면 꽃다발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소비자들이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며 "물가가 오르면서 실용적으로 기념일을 맞이하자는 마음이 강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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