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근무복으로 도입 예정이던 개량 한복이 일본 전통 의상과 유사해 `왜색논란`이 일었던 한국전통문화전당이 근무복 도입을 재검토하겠다고 19일 입장을 밝혔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은 최근 직원 근무복으로 활용할 개량 한복의 디자인을 공개한 바 있다.
논란이 된 근무복은 상의 옷깃이 일본 기모노의 하네리(半衿)와 유사하고 동정(저고리 깃 위에 덧대는 헝겊)의 폭이 좁아 일본풍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은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고전과 현대의 융·복합적 요소를 가미해 만들다 보니 본의 아니게 일본 의상과의 유사성 논란에 휩싸였다"며 "다양한 시민들의 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통 한복의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살린 근무복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심도 있는 다각도의 작업을 검토해 나가겠다"며 "한복 근무복의 왜색논란과 관련, 억울한 부분도 없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 때문에) 한복을 생활화하고 더 알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며 "단순히 컬러가 검은색이고, 동정의 폭이 좁아 일본 의상의 특징에 가깝다는 지적은 반일감정을 앞세운 선입견에 기인한 것이란 입장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전통문화전당 측은 해당 근무복이 태극기의 검은색 괘와 태극기 바탕의 흰색을 모티브로 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 근무복 80벌을 제작하는데 960여만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도내 한 대학교의 패션디자인학과 교수는 "근무복의 옷깃 문양과 폭을 보면 일본풍 의상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며 "동정을 더 넓혀서 사용하고 무늬도 우리 전통의 방식을 기반으로 변형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옷감이 검은색인데, 보통 한복은 밝은 모노톤을 사용한다"며 "전체적으로 어둡고 깃도 얇다 보니 일본 주방장 옷 같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근무복을 디자인한 리슬 황이슬 대표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이 의상은 조선시대 칼깃(칼끝처럼 끝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의 깃)을 기본으로 삼아 제작된 것"이라며 "바탕의 검은색은 우리 고유의 전통 오방색 중 하나의 색으로, 왕이 입던 `현의`, 학자들의 `심의`에 쓰이는 색과 동일하다. 동정의 너비 역시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넓으면 한복, 좁으면 일본 옷의 개념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어 "2008년 미스유니버스 선발대회에서 이지선 씨 옷의 일본 무녀복식 논란, 2020년 블랙핑크 의상을 두고 기모노를 베낀 것이란 주장 등은 대부분 의상에 대한 선입견, 한복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해 발생한 일들"이라며 "한복에 대한 인식의 개선이 시급하고, 그래서 한복을 알려 나가는 데 더 노력해야 할 때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모던 한복 브랜드를 표방하며 방탄소년단, 유재석, 장윤정 등 유명인들의 한복을 디자인했다.
(사진=한국전통문화전당 제공)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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