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남의 고가 민간 주택 부지가 공매에 부쳐지는 등 민간 택지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공공택지 미분양도 급증하고 있다.
2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입찰 공고를 내고 분양에 들어간 공동주택용지 총 8개 필지 가운데 매각이 완료된 필지는 인천 검단과 경북 칠곡 북삼지구 아파트 용지 2개뿐이며, 전체의 75%인 6개 필지는 신청기업이 없어 유찰됐다.
남양주 진접2 주상복합용지 2개 필지를 비롯해 군포 대야미 주상복합용지, 구리 갈매역세권 및 김포 한강신도시 아파트 용지 등 수도권 유망 택지들이 줄줄이 미분양됐다.
지난해 10월까지 LH의 토지 매각 실적은 양호했다. 아파트 청약시장이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분양가 상한제 시행 등으로 민간택지의 경쟁력이 사라지면서 공공택지로 건설사들이 대거 몰렸다.
LH에 따르면 지난해 미매각 공동주택용지는 총 32개 필지, 1조7천억원 규모로 최근 5년 내 최저수준이다.
그러나 11월 이후 미매각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집값 하락이 본격화면서 분양성이 크게 악화된데다 미분양까지 늘고 있어 건설사들이 택지 매입을 꺼리는 것이다.
지난해 11월에 매각 공고된 17개 공동주택용지도 후반부에 공급된 화성 동탄신도시와 부천 원종·평택 소사벌 등 6개 필지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시행사나 정비사업 조합 등 사업주체 사정상 일정에 맞춰 분양을 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미분양 우려로 신규 분양을 대부분 중단한 상태"라며 "앞으로 미분양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택지 매입 검토도 당분간 미루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분양 물량은 총 6만8천호로, 정부가 위험 수준이라고 보는 20년 장기 평균(6만2천호)을 넘어섰다.
건설업계는 올해 2월까지 발생한 미계약분을 고려하면 전체 미분양이 현재 7만∼8만호에 달하며 올해 안에 10만호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터진 레고랜드 사태도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집값은 떨어졌는데 LH의 땅값이 높다는 점도 미계약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인천 검단 공동주택용지의 경우 2020년에 3.3㎡당 427만원에 공급됐는데 지난해 12월 분양된 공동주택용지는 분양가가 3.3㎡당 654만원으로 53%나 상승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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