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한민국 최고의 쇼핑 상권으로 꼽혔었던 명동. 사드 사태부터 코로나19 장기화까지 겪으며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었죠.
최근 엔데믹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몰리면서 다시 온기가 돌기 시작했지만, 높은 임대료, 지나친 외국인 의존도 등 구조적인 문제 해결없이는 완전 회복까지 먼 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경제TV는 명동 상권의 현황을 점검하고, 재도약 방안을 모색하는 기획시리즈 [다시! 명동으로]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명동 상권이 어느정도 회복됐는지 그 현장을 김예원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히잡을 쓴 외국인들이 캐리어를 끌고 거리를 누빕니다.
사람들이 가득 찬 거리를 배경 삼아 사진을 찍는가 하면, 액세서리를 구경하고 신발을 고르는 등 쇼핑에 여념이 없습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텅 비어있던 서울 명동 거리가 외국인 관광객들로 꽉 채워진 겁니다.
[엘파 / 인도네시아: 명동은 멋진 곳입니다. 물건이 싸고요.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한국에 오면 항상 명동을 방문합니다.]
[케이티 / 대만: 화장품 많이 살 것 같아요. 여기 화장품들이 무척 유명한 것 같아서… 그냥 돌아다니면서 새로운 게 있는지 보고…]
길거리 음식은 이제 다양한 국적을 겨냥합니다.
할랄 마크를 내걸기도 하고, 음식을 소개하는 외국어 간판도 새로 달았습니다.
[글로리아 / 필리핀: 명동의 길거리 음식을 먹으러 왔어요. 어제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다른 음식도 먹어보려고 또 왔어요.]
화장품 매장들도 일찌감치 점포를 열고 관광객 맞이에 한창입니다.
외국어 응대가 가능한 직원을 고용하고 외국어 입간판도 다시 꺼냈습니다.
[수르비 / 인도: 명동은 뷰티 제품이 유명하고, 또 저렴한 걸로 알고 있어요.]
새롭게 매장을 열거나 큰 규모로 증축하는 곳도 늘었습니다.
지난해 문을 닫았던 다이소 점포도 규모를 2배 넓혀 이달 말 재개장할 예정입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A사는 지난 1월 명동에 국내 최대 규모의 신규 매장을 열었습니다.
한국의 특색을 살려 매장을 꾸몄고, 다양한 체험 공간도 마련했습니다.
[한훈 / 아디다스코리아 매니저: 아디다스 브랜드에서 가장 큰 스토어를 오픈하고자 했을 때 가장 핵심적인 상권이 명동이었고 또 명동은 다시 관광객이나 쇼핑의 메카로 살아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보였기 때문에… 현재도 외국인 관광객 비중은 사실 절반 이상이고요.]
하지만 명동 상권 부활은 일부 상권에서 보이는 현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보시다시피 명동 메인 거리는 관광객들로 붐비지만, 이렇게 뒷골목으로 들어와 보면 사람은 없고 공실을 알리는 안내문만 눈에 띕니다.
특히 3층 이상의 중대형 상가는 회복 속도가 더욱 더딥니다.
명동의 공실률은 여전히 40%대인데, 서울 주요 상권과 비교해도 4배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큰손` 중국인 관광객들이 아직 오지 않았는데, 임대료가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오르며 부담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엔데믹으로 이제 막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명동이 `쇼핑 1번지`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영상취재: 이성근 김성오
영상편집: 강다림
cg: 조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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