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역대 3위에 오르며 흥행 중인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2)이 유독 중국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신랑재경 등 중국 매체들은 20일 영화 제작사 디즈니 발표를 인용, 아바타2가 19일(현지시간) 누적 흥행 수입 22억4천320만 달러(약 2조9천억 원)를 기록해 `타이타닉`(22억4천280만 달러)을 제치고 역대 글로벌 흥행 순위 3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작년 12월 전 세계에서 일제 개봉한 아바타2는 한국에서도 지난달 1천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13일 누적 매출액 1천361억여 원을 기록해 종전 2위였던 `명량`(1천357억여 원)을 제쳤다.
그러나 중국에서만큼은 사정이 다르다.
작년 12월 16일 중국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상영 67일째인 20일 오전 기준 16억8천200만 위안(약 3천170억 원)의 누적 흥행 수입을 올렸다.
2010년 개봉한 아바타1의 흥행 수입 13억3천900만 위안(2천524억 원)과 작년 3월 재개봉해 벌어들인 1억6천만 위안(약 302억 원)을 합친 것보다 많은 액수지만, 올해 개봉한 중국 애국주의 흥행작들에는 크게 뒤지는 성적표다.
개봉 30일을 맞은 `만강홍(萬江紅)`과 `유랑지구2`는 이날까지 각각 누적 흥행 수입 44억700만 위안(약 8천308억 원)과 38억4천400만 위안(약 7천246억 원)을 기록, 한 달 앞서 개봉한 아바타2를 일찌감치 추월하고 갈수록 격차를 벌리고 있다.
장이머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만강홍은 금나라의 침입에 맞서 싸운 남송(南宋) 재건 세력의 `정충보국(精忠報國)`을 다룬 애국주의 영화다.
SF 블록버스터인 유랑지구2는 멸망 위기에 빠진 지구를 구하는 중국인 우주비행사의 활약을 그려 중국의 `우주굴기(우주 관련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민족적 자긍심을 고취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바타2가 중국 내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는 미중 갈등 고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바타1 개봉 당시에는 미중 관계가 원만했던 데다 후난성 장자제가 이 영화 속 떠다니는 섬 `할렐루야`의 배경이 된 것이 화제가 되면서 중국의 관람객들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최근 미·중 간 패권 경쟁 속에 대만 문제와 반도체 문제 등을 둘러싸고 양국이 사사건건 충돌하며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중국 내 할리우드 영화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것이다.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중국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기치를 내걸고 애국주의를 강조하면서 이른바 `국뽕` 영화에 대한 쏠림이 심화한 것도 아바타2의 흥행 부진 이유로 꼽힌다.
(사진=CJ CGV 제공)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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