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바칼로레아`(IB)가 학생들이 제출하는 글에 인공지능(AI) 챗봇 `챗GPT`를 활용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고 오히려 학생들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IB는 유럽·미국·중국 등의 일부 초등·중등학교에서 운영되는 국제인증 교육 프로그램이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IB를 관리하는 기관인 국제바칼로레아기구(IBO)의 평가 원칙 및 실무 책임자인 맷 글랜빌이 이런 방침을 밝혔다.
이 기관은 챗GPT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들과 협력해 학생들이 AI를 윤리적으로 활용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랜빌은 학생들이 챗GPT가 생성한 결과물을 학생 본인이 직접 쓴 것처럼 속이지 않는다면 된다고 IB의 챗GPT 사용 허용 기준을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도 학생들이 돈을 주고 인터넷으로 에세이 과제를 맡기는 경우, 외부 과외교사나 가족이 이를 대필해 주는 경우가 있었으며, 이런 위반 사례들을 교사들과 IB가 적발하고 대처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IB의 학생 시험에서 에세이의 비중을 대폭 줄여나갈 것이라며, 그 이유로 이제는 작문보다 다른 기술들이 더 중요해졌다는 점을 꼽았다.
영국에서는 120여개 학교가 IB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수천 명의 학생이 IB 시험에 응시한다고 더타임스는 설명했다.
글랜빌은 학교 교직원들이나 평가 종사자들이 챗GPT를 두려워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면서 맞춤법 검사기, 번역 소프트웨어, 계산기 등과 마찬가지로 일상의 일부가 될 것이라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챗GPT를 활용하는 것과 독창적인 결과물을 내놓는 것 사이에는 명확한 구분선이 있다"며 인용 표시를 철저히 하도록 당부하고 "다른 사람들이나 인터넷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와 활용하는 것과 정확히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작문은 새로운 기술 등장을 계기로 그 위치가 심각하게 도전받고 있으며, 미래에는 지금에 비해 그 중요성이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랜빌은 "AI가 버튼만 누르면 작문을 해 줄 수 있는 시대를 맞아, 우리는 학생들이 다른 기술들을 익히도록 해야 한다"며 IB 평가와 시험 기준에 이런 변화를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문이 제대로 됐는지, 맥락을 놓치지는 않았는지, 편향된 데이터를 썼는지, 창의성이 부족한지 등을 이해하는 능력 등이 작문 자체보다 훨씬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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