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소라가 연기 변신으로 자신의 진가를 증명해 보였다.
영화 ‘써니’, 드라마 ‘못난이 주의보’, ‘닥터 이방인’, ‘미생’, ‘맨도롱 또똣’ 등 매 작품마다 빛나는 존재감을 보여준 강소라는 지난 23일 종영한 ENA 드라마 ‘남이 될 수 있을까’를 선택하며 변화를 꾀했다.
“작품을 끝내면 시원섭섭한 마음이 있는데 ‘남이 될 수 있을까’는 유난히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에요. 그간 맡았던 역할과는 결이 달라 더 욕심났어요. 생각을 너무 많이 하고 감정을 끝까지 폭발시키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는 것 같아요.”
‘남이 될 수 있을까’는 이혼은 쉽고 이별은 어려운 이혼 전문 변호사들이 사랑과 인생 성장기를 다룬 드라마다. 한때 열렬히 사랑했던 오하라(강소라)와 구은범(장승조)이 이혼 후 일터인 이혼 전문 법률사무소 두황에서 재회하세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렸다.
“대본을 받았을 때 제목을 보고 ‘해피엔딩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말을 알고 드라마를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작가님이 하시고자 하는 방향으로 뚝심 있게 가셨구나 싶었죠. 시청자들이 어색하다고 느끼거나 잘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실까 걱정을 해서 더 철저하게 준비했어요.”
강소라는 소송의 여신으로 불리는 스타 변호사 오하라로 분해 그간 보여줬던 캐릭터들과는 다른 색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갈망이 있던 차에 작품이 들어왔어요. 지금까지 했던 역할들과 달라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어요. 변호사이고 일적으로는 프로페셔널하지만 한 사람이랑만 연애를 해서 그런지 아기 같은 철없는 면도 갖고 있어요. 안 해본 결이라서 해보고 싶었던 마음이 컸어요.”
극중 구은범과 오하라는 이혼 후 재결합하지만, 결국 아이 문제로 재이별을 맞이하는 장면으로 끝나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훨씬 어렵고 무거운 얘기죠. 요즘 같은 시대에 부부들이 이혼을 한다는 건 서류상의 이혼은 간단한 절차인데 아이라는 테두리로 들어가면 고려해야 할 것도 많고 나의 상처보다는 아이를 더 신경 쓰게 되니까요.”
이혼 전문 변호사 역할을 맡은 강소라는 ‘오피스룩의 대명사’답게 이번 작품에서도 다양한 오피스 룩을 선보였다.
“하라는 스타 변호사잖아요. 능력도 있고 돈도 잘 벌고 의뢰인들도 하라를 유명세로 찾아올 만큼 기대치가 많은 인물이었으니까 외형적으로 화려한 워너비로 보이게끔 하려고 했어요. 여기에 ‘근데 저런 애가 연애는 허당인가? 일도 잘하는데 연애를 못하는 건가?’라는 갭이 있는 매력을 보이게끔 예쁘게 입고 싶었어요.”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가 그의 연기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현장에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하다는 여배우다. 때문에 드라마 ‘남이 될 수 있을까’는 강소라에게 특별한 경험이었다. 운명공동체라는 생각을 한 듯 했다. 촬영장에서 느낀 그 묘한 호흡을 잊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전보다는 감독님, 배우들과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여유들이 많아진 것 같아서 사적으로 얘기하는 부분이 재밌더라고요. 개인적인 고민들도 얘기하고 그 시간이 너무 좋았어요. 이번에도 하면서 드라마 외적으로도 연락도 많이 했어요. 그 전에는 제 것을 해내는 것에 급급해서 내 것부터 잘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볼 여유가 없었는데 지금은 상대가 잘 나와야 제 역할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고 받쳐줘야 사는 부분도 있어요. 그랬을 때 결과물이 나쁘지 않아서 더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강소라는 영화 ‘해치지 않아’ 이후 3년 만의 귀환이자, tvN ‘변혁의 사랑’ 이후 6년 만의 드라마 출연이었다. 그는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캐릭터를 멋지게 소화하며 다시 한번 자신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오랜 만의 복귀라 연기 레슨을 받았어요. 연기도 하나의 근육이에요. 운동을 하면서 근육을 안 쓰면 굳잖아요. 다시 돼 찾아오는 것도 있어야죠. 대중에게는 ‘제가 이런 것도 할 수 있어요’라는 것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뜻깊고 뿌듯했어요. ‘시원섭섭하고 아쉬운 것들을 없애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기존에 쌓아왔던 이미지에서 한 발 내딛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배우들은 안다. 다음 작품을 통해 우리는 강소라의 어떤 모습을 보게 될까. 거듭날 그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전문직 역할을 많이 맡아봐서 조만간 들어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안 들어오더라고요. 이쯤 되면 한번해 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지금까지 악역이나 형사를 해본 적이 없는데 앞으로도 다양한 도전을 해보고 싶어요. 올해 계획이 정해진 건 없어요. 신중하게 생각하고 검토하고 있어요.”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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