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 매임임대, 시작부터 헛바퀴
지난 여름 기록적 폭우로 서울 시내 반지하 주택 침수피해가 심각했었죠.
이후 서울시에서는 반지하 주택을 없애고자 이런 주택들을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기로 했는데요.
대책 시행 첫 해부터, 매입하기로 한 주택 목표치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방서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창문이 깨지고, 밖으로 나오지도 못할 만큼 흙탕물이 들어 찼습니다.
아무리 세간을 들어내고 물을 빼내도 역부족입니다.
이런 반지하 주택에서 지난 여름, 일가족 세 명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졌습니다.
이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하반기, 약 20만 가구에 달하는 반지하 주택을 재정비해 안심주택으로 공급한다고 밝혔습니다.
반지하가 포함된 건물을 매입해 철거 후 신축하거나, 개보수를 거쳐 기존 지하층은 비주거용으로 전환, 지상층만 사용하는 방식 등으로 오는 2026년까지 1만6,4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대책 시행 첫 해인 지난해에만 우선 1천가구의 반지하 주택을 매입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매입공고 이후 접수된 1,122가구 중 절반에도 못 미치는 469가구만이 매입 추진 중이었습니다.
특히 반지하 건물을 매입해 보수한 뒤 커뮤니티 시설과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유형은 621가구 가운데 70%에 달하는 431가구가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그나마도 매입이 결정된 주택은 단 14가구 뿐입니다.
서울시 임대주택 사업을 담당하는 SH공사는 노후한 반지하 주택 특성상 매입할 만한 물건이 거의 없다는 입장입니다.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거나 건축물 대장과 다른 경우 등 불법사항이 많아 매입 하더라도 이를 바로 잡는 비용이 더 든다는 겁니다.
실제로 서울 시내 반지하 주택의 약 40%가 지난 1991년부터 1995년 사이에 지어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반지하 현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급조된 안심주택. 시행 첫 해부터 파행의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영상취재: 김재원, 영상편집: 김민영, CG: 손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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