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TV 예능에 등장한 일반인 출연자들이 사생활에서 논란을 일으키거나 과거 불량한 행적이 드러나 프로그램 인기에 급제동이 걸리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오디션, 연애,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일반인이나 연예인 지망생을 출연시켜 목표를 향해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모습, 있는 그대로의 매력을 선보여 수많은 스타를 탄생시켰다. 덩달아 프로그램의 인기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연예인과 달리 과거 행적과 사생활을 검증할 수 없는 일반인 출연자는 과거사나 지인과의 분쟁, 사생활 등이 방송 중이나 이후에 폭로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프로그램의 '리스크'가 되고 있다.
MBN '불타는 트롯맨'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황영웅은 과거 술자리에서 지인을 폭행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이후에도 학교 폭력과 데이트 폭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이어지자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했다.
이에 따라 '불타는 트롯맨'은 '톱8'이 아닌 '톱7'이 최종 경연을 벌이게 됐다. 황영웅의 하차를 두고 찬반 대립이 격화되면서 프로그램 평판도 직격탄을 맞았고, 결승 1차전 1위였던 황영웅이 빠지면서 오디션의 공정성과 신뢰도도 흔들리고 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도 출연자 3명이 잇따라 논란에 휘말리면서 인기에 제동이 걸렸다.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출연자 김다영은 학창 시절 후배들에게 폭언한 것은 맞지만, 폭행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고, 국가대표 출신 운동선수 출연자는 지난달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현장에서 경찰에 잡혔다. 또 다른 출연자는 전 여자친구를 협박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 논란만이 아니다. ENA 연애 예능 '나는 솔로'에서는 남성 출연자로부터 성병이 걸렸다는 전 연인의 폭로가 인터넷을 달궜다.
폭로가 사실과 다르다는 당사자의 해명에 전 연인이 성병 검사 결과를 추가 공개하면서 논란은 오리무중에 빠졌다.
일반인 출연자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는 것은 이들이 연예인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실제 예능에 출연했던 일반인 가운데는 셀럽(유명인)으로 거듭나는 경우가 많다. 팬들이 생겨 팬 미팅을 하기도 하고,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본업까지 긍정적인 효과를 얻곤 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반인이라도 많은 사람이 주목하는 TV, OTT(온라인동영상 서비스) 등에서 활동한다면 그만큼 높은 윤리의식과 도덕성을 요구받는다"며 "'준(準) 공인'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원태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조교수는 "(피해자는) 정치인이나 유명인, 미디어에 부상한 이들에 대해 그동안 사회적인 권력관계 때문에 발설하지 못했던 것들을 폭로하게 된다"며 "이는 어떤 개인적인 원한이나 복수가 아닌 사회적인 비판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도 이런 사회 인식을 알고 있기에 섭외 단계에서 출연자에 대한 검증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당사자의 답변에 의존하고 있어 한계가 있다. '불타는 트롯맨', '피지컬: 100' 제작진 역시 논란이 인 출연자 개인의 세세한 과거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토로한 바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출연자가 진실하게 검증을 받으려며 방송에 대한 책임감을 높여야 한다"며 "과거를 속이고 방송에 나왔을 때 불이익을 당하는 모습 등은 사회적인 경각심을 높이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제작진은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사적인 부분을 파헤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하지만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단호한 대처로 향후 비슷한 논란을 방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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