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 전당대회의 모바일·ARS 투표 시작을 하루 앞둔 3일 당권 주자들은 막판 지지층 결집과 투표 독려를 위한 여론전에 나섰다.
'대세 굳히기'에 나선 김기현 후보와 '막판 뒤집기'를 노리는 안철수·천하람·황교안(가나다 순) 후보 간 불꽃 튀는 신경전도 여전했다.
김 후보는 1차 투표에서의 과반 승리를 자신하면서 남은 전대 레이스를 '연포탕(연대·포용·탕평) 투어'로 마무리한다. 조경태·윤상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등 이번 전대 초반 경쟁했던 당권주자들의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찾아 연대를 재차 강조할 계획이다.
오는 4일 경북 김천에 이어 부산 사하을 조 의원 당협을 방문한다. 5일에는 인천 미추홀을 윤 의원 당협, 서울 동작을 나 전 의원 당협 방문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지율 55%·윤석열 정부 지지율 60%'를 목표로 제시한 뒤, "상향식 공천과 당에 헌신한 인사들을 우대하는 공정한 공천으로 내년 총선에서 압승하겠다"고 밝혔다.
또 "경선에 참여한 후보들이나 각 캠프에서 활동했던 분들도 모두 동지이며, 지난해 대선 승리를 위해 함께 뛰었던 전우들"이라고 치켜세웠다.
다만 경쟁주자인 안철수 후보를 겨냥해선 "(대선 때) 단일화했다고 과거 모든 행적이 지워지는 건 아니다"라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안 후보는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1주년 성명 발표' 기자회견을 했다.
지난해 대선 직전 단일화로 윤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당에 착근하지 못했다는 김 후보 측 공세를 차단하는 포석이다.
안 후보는 동시에 자신을 공격했던 '친윤'(친윤석열) 그룹을 작심 비판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회견에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 없이 안철수의 정치적 미래는 없다. 유감스럽게도 단일화의 진정성과 역사적 의의를 부정하고 깎아내리려는 일부 세력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렇게 단일화를 희망했던 분들이 저의 과거 발언을 트집 잡고 '정체성이 어떠네' 하면서 흑색선전을 벌일 때는 참담한 심정이었다"며 "정치가 아무리 냉혹하고 비정하다 해도 이렇게 조변석개 할 수 있나. 도대체 신의도 도의도 없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윤(비윤석열)계 천 후보를 지원하는 이준석 전 대표도 국회에서 회견을 열었다.
이 전 대표는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주인공들을 윤석열 대통령과 친이준석계 전대 후보들, 국민들에 비유하면서 이번 전대 과정을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누군가 자유롭게 출마를 결정하려고 할 때마다 '커다란 손'이 나타나 큰 채찍으로 때리고, 그걸 보고 달려든 하이에나들이 연판장으로 물어뜯으며 피선거권을 박탈했다"고 지적했다.
친윤계의 나경원 불출마 압박과 초선 의원들의 '나경원 비판' 연판장 그리고 안 후보가 대통령실로부터 '국정운영 방해꾼·적'으로 비판당한 상황 등을 꼬집은 것이다.
황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후보의 '울산 땅' 의혹에 대해 "진입로 노선이 바뀐 부분이 가장 중요하고 핵심인데 그 부분에 대해 (김 후보가) 답이 없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황 후보 측은 김 후보를 향해 해당 땅 거래를 한 A씨와 어떤 관계인지 밝히라는 내용의 공개질의서를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황 후보 측 박윤성 대변인은 "울산 번화가의 상가 부지 매도인(1994년), 차명 재산 소송 의뢰인(1996년), 투기 의혹 임야의 매도인(1998년), 김 후보의 울산시장 재직 당시 울산 도시 재개발 사업 인가를 이례적으로 신속히 받아 간 조합장이 모두 A씨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흥수 선관위원장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이 돼 치르는 첫 전당대회이자 코로나 상황이 끝나 얼굴을 맞대고 실시하는 첫 전당대회"라며 당원 선거인단의 투표를 독려했다.
김석기 사무총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 측이 선관위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질문에 "선관위는 불공정한 게 없다. 안 후보 측이 제기한 당원 명부 유출 문제는 조사가 필요한 사안이다.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통보했다"고 답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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