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에 빠진 파키스탄이 '최대 채권국' 중국과 부채 13억 달러(약 1조7천억 원)에 대한 상환 연장에 합의했다.
중국은 앞서 7억 달러(약 9천100억 원)를 별도로 지원했고, 파키스탄 재무부 장관은 "국가 채무불이행(디폴트)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4일 지오뉴스 등 파키스탄 매체에 따르면 중국공상은행(ICBC)은 최근 파키스탄 관련 13억 달러 규모의 부채 상환 연장을 승인했다. 파키스탄이 최근 갚은 13억 달러에 대해 그대로 다시 대출, 상환을 연장해주기로 한 것이다.
중국은 파키스탄의 최대 채권국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대외 채무 약 1천억 달러 가운데 30%가 중국에 진 빚이다.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재무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ICBC가 상환 연장해준 금액 가운데 5억 달러가 입금됐다"며 나머지도 5억 달러, 3억 달러로 나눠 차례로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금액으로 인해 외환보유고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르 장관은 앞서 전날 기자회견에서 "오는 6월까지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는 100억 달러를 넘어갈 것으로 확신한다"며 "파키스탄은 디폴트에 빠진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우리가 불안한 상황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의 외환보유고는 지난달 말 기준 38억1천만 달러 수준이다. 외환보유고는 지난달 초 20억 달러대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최근 중국 국가개발은행의 7억 달러 지원 등에 힘입어 조금씩 회복하는 추세다.
파키스탄은 동시에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프로그램 재개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파키스탄은 2019년 IMF와 구제금융 지원에 합의했지만, 구조조정 등 정책 이견으로 인해 전체 지원금 약 65억 달러 가운데 절반가량만 받은 상태다.
파키스탄 경제는 중국 일대일로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인해 대외 부채에 시달리다 코로나19 사태, 우크라이나 전쟁, 정치 불안, 대홍수 등 악재가 거듭 발생하면서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
(사진=AFP 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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