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1∼2월 반도체 수입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나 급감했다. 미국의 수출 규제 속에 최근 2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중국 세관(해관총서)의 자료를 인용해 1∼2월 중국의 반도체 수입량이 전년 동기 대비 26.5% 감소한 676억 개라고 보도했다.
작년 1∼2월에는 중국의 반도체 수입량이 전년 동기보다 4.6% 줄어든 920억 개를 기록했는데 1년 만에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됐다.
중국의 1∼2월 반도체 수출도 작년 동기 대비 20.9% 줄어든 373억 개로 집계됐다. 작년 1∼2월 반도체 수출이 0.5% 증가했던 것과 대비된다.
SCMP는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과 함께 중국은 특히 인공지능(AI)에 필요한 엔비디아의 A100 같은 첨단 반도체에 대한 미국의 수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반도체 수입 선택지가 줄어들고 있다"며 "또한 중국은 성숙 공정 반도체의 국내 생산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2월 반도체 수출입 통계는 미국이 첨단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축소하려는 가운데 중국의 반도체 산업에 가해지는 압력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중국 반도체를 겨냥한 새로운 수출 규제를 발표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일본과 네덜란드로부터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에 동참한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지난달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中芯國際·중신궈지)는 작년 4분기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6% 줄어든 4억2천550만 달러(약 5천380억 원)라고 밝혔다.
SMIC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수요 둔화의 영향을 받았다면서 올해 매출은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SMIC는 현재 상하이와 톈진 등지에서 성숙 공정에 해당하는 28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의 파운드리 공장 4개를 짓고 있다.
그러나 SMIC는 베이징 공장이 특정 장비 조달 지연으로 1∼2분기 정도 양산이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 인민해방군과의 관계를 이유로 2020년 말 SMIC를 무역 제재 대상인 '수출 통제 명단'(entity list)에 올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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