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 공략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만성질환 치료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건데요.
자세한 이야기 IT·바이오부 박승원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박 기자, 우선 희귀질환에 대해 잠깐 알아보고 넘어가죠. 희귀질환 정확히 어떤 질환을 말하는건가요?
<기자>
네. 희귀질환은 소수의 환자가 앓는 질환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환자의 수로 그 기준을 따지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2만명 미만의 질환을 희귀질환이라고 정의하는데요.
또 최근엔 극히 드문 질환 즉, 초희귀질환을 따로 정의하는데, 환자의 수가 200명 미만인 질환을 말합니다.
이러한 정의를 만족시키는 희귀질환의 종류는 현재 7천종에서 8천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앞서 들었듯이 소수의 환자들에게만 적용되는 질환으로, 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입장에선 부담이 적지 않을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귀질환 치료제에 주목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만성질환 치료제 시장보다 경쟁이 적은데다 성장성이 무궁무진한 게 주된 이유로 꼽힙니다.
실제 글로벌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940억달러에서 오는 2026년엔 2,55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특히 희귀질환 치료제의 가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아 가격 측면에서 보면 수익성도 상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 피가 멈추지 않는 희귀 질환인 혈우병 치료제의 경우 어린이 환자가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않으면 4주에 700만원이 넘는 치료비를 내야 합니다.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기까지 적지 않은 노력과 비용이 소요되지만, 일단 개발해 출시만 된다면 소위 대박을 칠 수 있는 겁니다.
<앵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높은 성장성에 소위 대박을 칠 수 있다고 해도 무작정 개발에 나서긴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잇따라 개발에 나서는 또 다른 배경이 있을까요?
<기자>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매력적인 요소라는 진단입니다.
먼저 우리나라에선 희귀의약품으로 지정이 되면 임상보조금 지원, 4년간 시장독점권 부여, 조건부 판매 허가 등의 혜택을 받게 됩니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은 세금 감면, 시판허가일부터 7년간 독점권 부여 등 더 큰 혜택을 부여하는데요.
일반적인 임상 시험과 달리 희귀의약품은 임상 비용을 약 30% 절감하는 효과가 있어 경제적인 치료제 개발이 가능합니다.
<앵커>
각국의 지원 규모가 큰 가운데 성장성도 큰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성과는 어떠한가요?
<기자>
전통 제약사를 먼저 살펴보면 한미약품과 GC녹십자, 종근당 등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한미약품은 최근 소장의 길이가 짧아 발생하는 흡수 장애인 단장증후군 신약후보물질(HM15912)이 미 FDA로부터 임상1상을 허가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GC녹십자는 희귀질환인 헌터증후군 치료제(헌터라제) 개발에 성공해 연 매출 700억원이 넘는 성과를 낸 것으로 추산되고 있고, 종근당은 희귀 말초신경질환 신약후보물질(CKD-510)이 지난 2020년 미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데 이어, 지난해 5월엔 유럽 임상1상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바이오 기업 가운데선 어느 기업이 주목을 받고 있나요?
<기자>
네. 항체치료제 전문기업 파멥신과 항암치료제 전문기업 메드팩토, 면역치료제 개발 전문기업 지아이이노베이션 등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들 세 기업 모두 개발중인 희귀의약품 치료제가 미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을 받는 등 성과를 내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메드팩토의 경우 최근 식약처로부터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으며,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한다는 계획입니다.
관련해 메드팩토 관계자의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양혜정 메드팩토 개발팀장 : 국내 임상 진행은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골육종 환자한테 임상 기회가 제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지금 저희 현재 임상 시험에서는 골육종 환자에 대해 백토서팁의 안정성과 항암 효과 등을 확인할 계획입니다. 미국의 경우 작년 FDA 승인을 받아 이달중 첫 환자한테 투약이 진행될 것 같고, 국내에서도 조만간 일정에 맞춰 임상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결국, 성장성과 수익성을 두루 갖춘 희귀질환 치료제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새로운 먹거리가 되고 있는 만큼, 이들 기업이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서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살펴보며 투자전략을 구상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IT·바이오 박승원 기자였습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