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3월인데도 완연한 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8일 전국적으로 낮 최고기온이 12~23도로 4월 중순 수준이었다. 예년 이맘때 낮 최고기온(8~12도)보다는 5~10도나 높았다.
강원 동해시는 이날 최고기온(오후 4시 기준)이 21.8도로 '3월 상순 최고기온'으론 역대 가장 높았다. 울릉도(최고기온 19.1도)와 충남 홍성군(19.0도)에서도 3월 상순 최고기온 새 기록이 세워졌다.
강원 강릉시는 이날 기온이 22.1도까지 올라 3월 상순 최고기온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강릉시 3월 상순 최고기온 최고치는 바로 전날 기록된 24.2도다.
속초시(20.8도), 울진군(23.3도), 청주시(21.5도), 안동시(21.7도) 등 곳곳에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3월 상순 최고기온이 기록됐다.
이날 따뜻했던 이유는 일본 남쪽 해상에 자리한 이동성고기압 때문이다.
북반구에서는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서 시계방향으로 바람이 부는데, 일본 남쪽 해상에 고기압이 있으니 그 가장자리를 타고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유입됐다.
서해북부해상에서 기압골(저기압)이 다가오면서 이 기압골과 고기압 사이 좁은 통로로 남서풍이 특히 거세게 불었다.
전날에도 따뜻한 남서풍이 불어 들며 기온이 예년 이맘보다 훨씬 높았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도 이례적으로 따뜻한 상황이다. 세계기상기구(WMO) 기상통신망(GTS)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기온은 19.5도에 달했다.
중국 기상망에 따르면 베이징을 비롯한 상하이와 정저우 등 중국 14개 주요 도시는 전날 낮 최고기온이 20도를 넘어서면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정저우는 북방지역임에도 전날 낮 기온이 28도까지 올랐다. 베이징도 낮 기온이 23도까지 상승해 15년 만에 3월 초순 최고기온 기록을 바꿨다.
우리나라와 중국이 모두 더운 이유는 '이동성고기압'에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에 따르면 지난달 북극진동 지수가 양의 값으로 돌아섰다. 북극을 둘러싸고 도는 제트기류가 강해졌다는 의미로 이러면 북극의 한기가 북극을 벗어나지 못한다.
기상청은 지난 2일 브리핑에서 '한대제트'라고 불리는 대기 상층 찬 공기 흐름이 북위 50도쯤에서 동서로 원활히 흐르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북극의 한기가 지원해주지 않으니 대륙고기압이 세력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 특히 대륙고기압이 지나는 통로인 몽골과 중국 내륙지역 기온이 높아 대륙고기압이 찬 성질을 잃고 쉽게 이동성고기압으로 변질하는 상황이다.
이에 이동성고기압이 중국과 우리나라를 계속 지나가면서 이례적으로 따뜻한 날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