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사람들의 정신건강에 끼친 영향이 우려했던 것만큼 크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캐나다 맥길대 연구팀이 영국의학저널(BMJ)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정신건강에 '아주 적은'(minimal) 영향만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이 분석한 논문은 총 137건으로 그중 4분의 3은 성인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대부분의 연구가 중상위 소득 국가에서 이뤄졌다.
논문 책임저자 브렛 톰스 교수는 대중들 사이 떠도는 이야기 중 상당수가 질 낮은 연구와 개인적 진술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톰스 교수는 "팬데믹이 정신건강을 심각하게 악화시킨다는 주장은 주로 특정 상황과 장소, 시점의 '스냅샷(짤막한 정보)'을 담은 개인 연구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연구 결과는 나이와 성별, 기저질환 유무 등을 떠나 대부분의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다만 여성들의 경우 팬데믹으로 불안감과 우울감 등이 커졌으며 고령층과 대학생, 성소수자도 우울증 증상이 조금씩 악화했다고 덧붙였다.
앞선 연구 결과에서는 코로나19가 정신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퀸즐랜드대 연구팀은 2020년 들어 전 세계에서 불안과 우울이 급증했다고 주장했고, 영국 왕실 정신의학대에서는 2021년 4월 정신질환이 급증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작년 2월에는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우울과 불안, 식이장애 등으로 인한 '2차 팬데믹'을 경고하기도 했다.
킹스칼리지 런던 젬마 놀스는 이번 연구 결과가 "팬데믹 기간 일부는 정신건강이 개선됐고, 일부는 악화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종합적으로는 (악영향이) 증가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시적이고 소집단 분석이 제한적인 연구는 취약 집단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할 우려가 있다"며 "정신적 고통의 불평등 확대를 직시하기 힘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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