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1년 동안 가동 중단해온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외국 기업에 매각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정부 정책·혁신·통상위원회 위원장 키릴 솔로베이치크는 최근 시정부가 카자흐스탄과 현대차 공장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솔로베이치크는 러시아 상원에서 열린 자동차 산업 발전 전망 회의에서 "카자흐스탄과 협상이 진행중"이라고 밝혔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카자흐스탄의 어떤 업체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지 등의 상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다른 러시아 현지 소식통도 연합뉴스에 "상트페테르부르크 현대차 공장을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 소재 자동차 관련 회사에 매각하는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있다"면서 "이르면 오는 6월쯤 계약이 체결될 수 있는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앞서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정부 노동·고용위원회 위원장 드미트리 체르네이코는 타스 통신에 현대차 공장 직원들의 구조조정 절차가 마무리됐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은 지난해 말 전쟁 여파와 공급망 대란에 따른 생산 감소로 감원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이 공장 현지인 근로자 약 2천200여명은 지난해 3월부터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유급 휴무 상태에 있었다.
현대자동차러시아생산법인(HMMR)은 앞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가동 중단을 올해 3월 말까지 연장한 바 있다.
현대차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현지 생산 공장을 건설해 지난 2011년부터 운영해 왔다.
이 공장의 생산 규모는 연간 23만대로, 2천600명의 근로자가 현지 맞춤형 모델인 쏠라리스, 글로벌 소형 SUV 크레타, 기아 리오 등을 생산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해 3월부터 공장 가동이 중단된 뒤 가동 재개 시점이 불투명한 상태로 남아있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감원 조치 발표와 함께 현지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지난 3월부터 회사가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초래된 부품 공급 중단으로 아주 힘든 시기를 보내왔다"면서 "지금도 여전히 공급망 복원이나 생산 재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러시아 현지 언론 보도와 관련 현대차는 9일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운영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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