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투자 전략가이자 월가 강세론자로 꼽히는 제레미 시겔(Jeremy Sigel) 와튼 스쿨 교수가 3월 빅스텝 금리인상을 반대하고 나섰다.
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시겔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가올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50bp 금리인상을 단행해선 안된다"면서 "미국의 고용시장은 보이는 것보다 약하고 인플레이션도 이미 완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제레미 시겔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근로자의 임금 상승에 초점을 둔 것은 '잘못된 가이드(Misguided)'라고 지적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임금이 인플레이션보다 높았던 적이 없었던 만큼 임금 상승을 이유로 고강도 긴축을 지속해선 안된다는 분석이다.
앞서 미국의 임금 상승률을 보여주는 고용비용지수는 지난해 4분기에 전분기 대비 1% 올라 시장 예상치 1.1%를 밑돈 바 있다. 또한 지난 3분기에 발표된 1.2%보다 낮게 집계돼 미국의 임금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이후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기대감이 커졌다.
다만 미국의 1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시장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미국의 1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51만 7,000명으로 집계되며 시장 예상치 18만 7천명을 거의 3배 가까이 웃돌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상원 청문회에서 "최근 경제 데이터가 견조하게 발표되고 있는 만큼 연준이 경제 상황에 따라 추가 긴축에 나설 수 있다"며 3월 빅스텝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하지만 제레미 시겔 교수는 미국의 고용시장이 여전히 약하고 임금 상승률도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임금 상승률이 인플레이션보다 뒤처져 있다는 것은 고용시장이 보이는 것처럼 강하지 않다는 증거"라며 "연준이 소비자물가지수(CPI)의 특정 부분에 초점을 맞춰 인플레이션을 진단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준이 초근원 CPI 같은 '끔찍한 후행지표(Terribly Backward-Looking Index)'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인플레이션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선 원자재나 화물 가격의 하락을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원자재와 화물 가격 하락을 디스인플레이션의 대표적인 예시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CNBC)
한국경제TV 글로벌콘텐츠부 홍성진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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