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6% 수준까지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해 달러화 초강세로 큰 어려움을 겪은 세계 신흥국들이 이번에도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은 2월 초까지만 해도 최종금리가 4.9%에 그칠 것으로 기대하던 시장이 이제는 6% 금리 가능성까지 두려워하고 있다며 9일(현지시간) 이 같이 보도했다.
더 빨리, 더 높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지난 7∼8일 의회 증언 이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슈로더 투자신탁운용 등 월가 대형 금융사 관계자들은 미국 최종 금리(기준금리 고점)가 6%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을 제시했다.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본색'을 드러낸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시장 가격에 반영된 3월 0.5%포인트 금리 인상(빅스텝) 확률이 두 배 이상으로 뛰어오르면서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연준의 최종 금리 수준도 5.5∼5.7% 수준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신흥시장 주식·채권·통화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신흥시장 경제의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스의 수석 신흥시장 이코노미스트인 세이텀 판디는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와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고착화가 6% 최종 금리의 가능성을 불러왔다면서 이는 신흥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JP모건은 연준이 이번 달에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면 달러 가치가 다시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UBS는 최종금리가 6%에 이르면 인도 루피화와 중국 위안화, 필리핀 페소화·칠레 페소화 가치가 최대 5%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신흥국 자산들이 고통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신흥시장보다 증시 규모가 작고 덜 개발된 30여 개 국가를 지칭하는 프런티어 시장이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또한 칠레와 인도, 폴란드, 체코, 헝가리 같은 신흥국 채권시장의 단기 금리도 매우 취약한 상태가 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지난주부터 중남미와 유럽 신흥국, 중동·아프리카 등 세계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갔으며 아시아와 중남미에서는 투기성 단기 부동자금(핫머니)의 유출도 나타났다.
다만 중국의 일상 회복이 미국경제 부진과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을 어느 정도 완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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