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오민지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지난밤 뉴욕증시가 긴축 우려감 속에 크게 낙폭을 보였는데요.
그중에서도 금융주들이 폭락했습니다.
미국 금융주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기자>
일부 미국 금융회사에서 시작된 파산 사태가 금융산업에 대한 불안을 야기하며 금융주 매도를 불렀습니다.
현지시간으로 8일, 우리 시간으로는 어제부터 사태가 시작됐는데요.
미국의 실버게이트캐피털이 산하의 암호화폐 전문 은행인 실버게이트 은행을 청산한다고 선언한 겁니다.
이 실버게이트 은행은 암호화폐를 달러나 유로 등의 일반 통화로 바꿔서 보관하는 서비스를 주로 제공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있었던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의 여파로 연쇄적인 영향을 받은 거죠.
그러면서 이 청산 발표 이후 실버게이트 주가는 무려 42% 넘게 폭락했고요.
<앵커>
암호화폐 가격에도 영향이 있었겠는데요?
<기자>
네 암호화폐 친화적인 실버게이트 은행의 청산으로 비트코인 가격도 오늘 2만 달러가 붕괴되기도 했습니다.
JP모간은 “이번 실버게이트 사태가 암호화폐 생태계에게 퇴보가 될 것”이라면서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봤고요.
마이클 바 연준 금융 감독 부의장은 “은행들이 암호화폐를 직접 대차대조표에 보유하는 건 위험하다”면서 관련해 추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실버게이트 사태가 어제 있었다면 오늘은 SVB파이낸셜이 뉴스에 계속 이름을 올렸습니다.
무슨 일인가요?
<기자>
SVB파이낸셜은 스타트업을 주로 고객으로 하는 지방은행을 소유한 그룹인데요.
SVB의 약자이기도 한 실리콘밸리뱅크, 즉 실리콘밸리 은행의 모기업이기도 합니다.
이 실리콘밸리 은행이 경영 악화에 따라 보유 중인 채권을 팔면서 18억 달러의 순손실이 난 겁니다.
또 이 손실을 메우기 위해 22억 5천만 달러 규모로 유상증자를 발표했고 SVB파이낸셜의 주가가 무려 60.41%나 떨어졌습니다.
이번 SVB 사태는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시작됐는데요.
앞서 제가 SVB 파이낸셜의 주요 고객이 스타트업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스타트업들은 벤처캐피탈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SVB 은행에 예치해두고, SVB 은행은 그 자금을 다른 스타트업에 대출해주고 수익을 버는 사업을 해온 겁니다.
그런데 최근에 금리는 오르고 경기 둔화 우려감이 커지면서 스타트업, 벤처캐피탈 시장이 위축되면서 예치금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예치금을 맡긴 스타트업에 돈을 다시 돌려주기도, 새로운 대출을 해서 수익을 만들기도 어려워진 거죠.
<앵커>
그래서 보유 채권을 팔게 된 거군요.
<기자>
네. 특히 작년 말을 기준으로 실리콘밸리 은행이 가지고 있는 채권이 대부분 미국 국채였는데요.
채권은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떨어지잖아요.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채권 가격이 많이 떨어졌는데 유동성 문제로 손실을 감내하고도 팔게 된 거죠.
그러면서 채권으로 본 손실을 주식을 발행해서 메우려고 한 건데 그러면서 기존 주식의 가격이 폭락한 겁니다.
월가에서는 이번 실리콘밸리은행 사태로 금융시장에 그림자가 드리웠다고 보고 있습니다.
스미드 캐피털 그룹은 이번 사태에 대해 “(금리 인상 중에) 금융시스템에 균열이 간 첫 신호”라고 평가했고요.
월가 대형 투자은행인 KBW에서는 “실리콘밸리 은행은 역사적으로 견조하면서 은행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었다”면서 “이번 사태로 다른 대형 시중 은행들에 예치된 현금까지 우려스러운 상황이 됐다”고 언급했습니다.
<앵커>
그 여파도 다른 미국 금융주들도 타격을 입은 거군요.
얼마나 주가에 영향을 미쳤습니까?
<기자>
뱅크오브아메리카가 6.2% 하락했고 웰스파고가 6.1%, JP모간이 5.4% 떨어졌습니다.
팩웨스트뱅코프는 무려 25%, 퍼스트리퍼블릭 뱅크와 찰스 슈왑도 10% 넘게 하락 마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 크레디트스위스는 작년 결산보고서 발표를 연기하면서 우려감을 키웠고 4.4% 하락했습니다.
이날 S&P500의 금융섹터가 4.1% 떨어졌는데요.
2020년 6월 이후 일일 하락폭이 가장 컸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의 4대 은행 주가가 동시에 급락하면서 이날 하루만 시총이 총 420억 달러, 우리 돈으로 62조원이 날아갔다”고 합니다.
<앵커>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난 게 아닌 만큼 금융주 전망이 좋지는 않겠습니다.
월가 시각은 어떤가요?
<기자>
네. 월가에서도 유동성 위기로 인해 한계에 도달하는 미국 은행들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다시 올리게 되면 은행들이 많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 가치는 더 떨어지기 때문인데요.
이와 함께 투자자문사인 제니 몽고메리 스콧은 “투자자들은 연준의 과잉 긴축으로 은행 대출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면서 대출 수익 전망도 부정적으로 내다봤습니다.
결국 연준 긴축과 맞물려 금융주들이 전반적인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경고인데요.
금융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충분히 고려하셔서 투자에 참고하셔야겠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 강다림, CG: 신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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