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상환액이 40% 이상씩 급증, 주택 소유자들이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은 이날 공개된 종합금융회사 캔스타의 조사 보고서를 인용해 작년 3월부터 12월까지 주택담보 대출금 50만 호주달러(약 4억3천만원)를 기준으로 월 상환액이 42.2% 폭증했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임금 상승은 2.7%에 그쳐 대출금 상환액 증가율이 15배가 넘는 등 호주 주택 소유자들의 재정 상황이 극도로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 7% 위로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작년 5월부터 호주중앙은행(RBA)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0.1%에서 10연속 인상을 통해 3.6%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 가계가 부담해야 할 원리금 상환액도 큰 폭으로 늘었다.
한편 호주의 집값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30% 이상 폭등했으나 금리 인상으로 인해 지난해 4월부터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캔스타의 에피 자오스 금융 평론가는 "몇몇 산업 분야에서는 임금이 상당히 올랐으나 전체 상승률은 2.7%에 불과하다"면서 "임금 상승이 금리 인상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준금리가 10연속 오르면서 대출금 50만 달러 기준으로 월 상환액이 1천 달러(약 87만원) 이상 증가했다"면서 "원리금 지불에 소요되는 소득의 비율이 커지고 있어 이들 가계의 재정 상태가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출 상환액 증가분을 감당하기 위해 과거보다 수입이 늘지 않으면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평균적으로 상환액 증가분을 충당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 노동시간은 월간 29시간이라고 추산했다.
호주 4대 은행 중 하나인 ANZ 뱅크의 펠리서티 엠매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금리인상은 기존 주택 소유자뿐 아니라 잠재적 구매자들의 매입 여력도 약화했다"면서 "대출 한도가 현저하게 감소해 구매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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