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와 카카오가 경쟁하며 과열됐던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인수전이 양측 협의로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카카오와 하이브, SM의 향후 주가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SM 인수를 놓고 경쟁을 벌이던 카카오와 하이브 간 이날 합의는 양사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와 하이브 양측에 좋은 상황이 된 것 같다"며 "경영권 분쟁이 심해질수록 정작 싸움 당사자인 하이브와 카카오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만약 인수 경쟁을 지속할 경우 하이브가 다시 공개매수에 나서려면 현재 카카오가 추진 중인 공개매수가 15만원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 자금이 부족하면 SM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하거나 고금리로 차입해야 한다. 이 경우 지분율이 희석될 우려가 있고 이자 비용을 많이 투입해야 하므로 자금이 더 들어간다.
하이브 주가는 지난 7일부터 사흘 연속 하락했다가 지난 10일 4% 반등해 18만3천700원에 마쳤다. 카카오는 지난 7일부터 나흘 연속 하락해 6만원 선을 내주고 5만8천100원까지 내렸다.
하이브도 이날 SM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하이브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증권가는 경영권 분쟁 재료가 소멸하면서 SM 주가가 다소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우려했다.
SM 투자자들 가운데 경영권 분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매수에 가담한 투자자들도 있는데 추가 매수세가 받쳐주지 않으면 현재의 강세가 지속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SM 주가는 하이브와 카카오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최고 16만1천200원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10일 14만7천800원에 마쳤다.
SM 시가총액은 지난 10일 기준 3조5천192억원으로 불어나면서 코스닥 순위 7위에 올랐다. 시총은 카카오게임즈(6위)와 비슷하고 3조원대인 셀트리온제약(8위)보다 4천억원가량 많다. SM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삼성카드(83위), 한국금융지주(84위), 이마트(85위) 등보다 시총 규모가 크다.
박 연구원은 "하이브가 공개매수가를 다시 올릴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주가가 더 올라갈 수 있다는 기대도 약해질 것"이라며 "주가가 당장 카카오의 공개매수가(15만원) 이상으로 올라갈 유인이 없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 증권사의 목표주가는 6개월∼1년 이후의 가격을 제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SM 주가는 과열 구간에 진입했다는 게 증권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주가가 15만원 아래로 내려가면 카카오 측의 공개매수에 응할 주주는 다소 늘어날 수 있다.
카카오는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지난 7일부터 26일까지 1주당 15만원에 모두 1조2천516억원을 투입해 에스엠 주식 35%(833만3천641주)를 공개매수하기로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15만원 아래에서 형성되면 공개매수 응찰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은행(IB)업계는 또 카카오가 SM 경영권을 갖기로 하면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상장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
IB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카카오엔터 입장에선 초기 투자자들 자금 회수를 위해 SM 인수와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이 아니라 직상장을 해야 한다"며 "카카오엔터는 이르면 올해 말에서 내년 초께 상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카카오엔터 입장에선 이번 합의로 직상장으로 갈 수 있는 중요한 스텝 하나는 밟았다"며 "다만, 실적개선 등의 성과도 보여야 하므로 상장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