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부모 묘소가 누군가에 의해 고의로 훼손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민주당 임오경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표 부모 묘소에 대한 테러 정황이 발견됐다"며 "누군가 무덤에 구멍을 내고 글을 적은 돌을 묻었다"고 밝혔다. 제보를 받은 이 대표 둘째 형이 지난 11일 현장을 방문했고, 봉분 둘레 4곳에 구멍이 났고 두 곳에 돌이 묻혀 있었다고 임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어 "봉분을 꼭꼭 누르기까지 했다"며 "자세한 의미조차 모르겠는 글자들이 적혀있지만, 주술적 의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도 페이스북에 두 차례에 걸쳐 경북 봉화의 부모 묘소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한 사진을 보면 봉분 주변으로 사방에 구멍이 파여 있다. 구멍에 묻혀 있던 돌에는 생(生), 명(明) 등의 한자가 적혀있다. 임 대변인은 흐릿한 나머지 한 글자에 대해서는 기(氣) 또는 살(殺)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사진과 함께 "후손들도 모르게 누군가가 무덤 봉분과 사방에 구멍을 내고 이런 글이 쓰인 돌을 묻는 것은 무슨 의미냐"며 "봉분이 낮아질 만큼 봉분을 꼭꼭 누르는 것은 무슨 의미냐"고 물었다.
3시간여 뒤에 다시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는 "일종의 흑주술로 무덤 사방 혈 자리에 구멍을 파고 흉물 등을 묻는 의식으로, 무덤의 혈을 막고 후손의 절멸과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흉매'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흉매이지만 함부로 치워서도 안 된다는 어르신들 말씀에 따라 간단한 의식을 치르고 수일 내 제거하기로 했다"며 "저로 인해 저승의 부모님까지 능욕당하시니 죄송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민주당은 이를 '테러'로 규정하며 수사를 촉구했다.
임 대변인은 "사자(死者)에 대한 테러다. 제1야당 대표를 공격하기 위해 돌아가신 분들의 묘소마저 공격하는 패륜적 행태"라며 "테러에 주술적 수단까지 동원됐다는 점이 경악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당국은 즉각 이런 테러가 누구에 의해 저질러졌는지, 배후에 누가 있는지 밝혀내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경찰도 내사에 착수할 계획을 밝혔다.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봉화경찰서 관계자들이 이날 봉화군 명호면 관창리 소재 이 대표 부모의 묘소에 찾아가 봉분 훼손 등 사실관계를 파악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내부 검토를 거쳐 적용 혐의를 구체화한 뒤에야 일대 폐쇄회로(CCTV) 확보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오는 13일 아침회의를 거친 뒤 직접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이재명 대표 페이스북 캡처)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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