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계 1위 한샘이 가구·인테리어 플랫폼 '통합 한샘몰'을 최근 론칭했다. 지향점은 투명한 인테리어. 인테리어 공사 계약서를 쓰기 전까지 '갑'이었던 소비자가 계약서를 쓰는 순간 '을'로 바뀌는 업계의 낡은 관행을 바로 잡기 위해 시공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임시공까지 보장하겠다는 것. 한샘몰 개발을 총괄한 신희송 IT본부장은 "IT·데이터 기술을 통해 인테리어 시장을 고객친화적으로 바꿔나가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편집자 주.》
Q. '통합 한샘몰' 론칭의 배경을 설명해달라.
"이전에는 한샘닷컴과 한샘몰이 분리돼 있었어요. 인테리어·리모델링은 한샘닷컴, 가구는 한샘몰이었는데 고객 관점에서는 이를 구분하기 어려웠습니다. 이걸 하나로 통합해서 통합 한샘몰이 된 거죠. 특히 이번 한샘몰을 론칭하면서 인테리어와 리모델링에 공을 많이 들였는데요, 인테리어는 정보의 불균형 때문에 고객의 피해가 굉장히 많이 일어나는 곳입니다. 한샘은 그동안 사업을 이어오며 쌓아온 정보들이 갖춰져 있거든요, 이런 정보들을 한샘 통합몰에 오픈함으로써 정보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시도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Q. 한샘몰에서 리모델링이 어떻게 구현되나. 기존의 리모델링 플랫폼과의 차이는.
"리모델링 플랫폼 서비스는 시공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시공업체와 고객을 연결하는 역할만 하죠. 리모델링은 계약을 하고 나면 고객은 약자가 됩니다. 그 과정에서 부실 시공 문제가 발생하는데, 엄밀히 말해 그건 시공업체의 문제라 리모델링 플랫폼 기업이 해결해 줄 수 없는 문제거든요.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플랫폼을 통해 시공업자를 만났으니까 '당신들도 책임이 있지 않냐'고 묻는 상황이 되는 거죠.
한샘몰은 인테리어 플랫폼이면서도 책임 시공을 보장합니다. 먼저 '3D 언택트 제안서'를 통해 항목별 가격이 공개합니다. 리모델링 후 예상 모습을 3D로 그려서 견적을 투명하게 공개하죠. 리모델링은 계약 이후부터 고객이 약자가 됩니다. 한샘몰은 계약 후 전자계약서를 제공하고, 시공별 일정을 약속해서 보여줍니다. 공사 중간중간 사진·동영상을 찍어서 보내주고, 공사 중 변경 사항도 모두 디지털로 남겨서 제공하죠. 리모델링 계약~시공까지 투명하게, 앱으로 손쉽게 찾아보게끔 구축했습니다.
앱에서는 시공 담당자가 누구인지까지 확인이 가능합니다. 시공 현장과의 조율이 쉽지 않은게 온라인 플랫폼의 한계인데, 저희는 오프라인 대리점을 통해 시공이 이뤄지다 보니 누가 인테리어 책임자인지 확인이 되죠. 그리고 공사를 마치면 반드시 고객의 확인을 받습니다. 만족한다고 사인을 해줘야 인테리어가 끝나는 거죠. 고객이 사인을 안 해주면 AS가 들어가고요. 플랫폼이지만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이 더해져서 책임 시공이 완성되는 거죠."
Q. 인테리어를 원하는 잠재 수요자를 이끌기 위한 전략은 어떻게 반영됐나.
"한샘몰에선 한샘이 그동안 진행한 다양한 시공 사례를 볼 수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를 선택하면 평면별로 실제 인테리어가 시공된 사례들을 볼 수가 있어요. 내 주변의, 살아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죠. '우리집을 리모델링 하면 이렇게 변하겠구나' 판단할 수 있는 거죠. 가상 3D 기술도 적용했는데요, 3D로 만든 공간에 가구를 배치해보고 벽지 색을 골라보며 최적의 리모델링 견적을 제시하는 방법입니다. 본인들의 가구·인테리어 제품을 보유하지 못한 인테리어 플랫폼 기업들은 대략적인 그림만 그립니다. 반면, 한샘몰은 실제 판매 중인 한샘 제품으로 배치를 하고 인테리어 설계를 합니다. 이 부분은 타 업체에서 따라올 수 없는 부분이죠."
Q. 통합 한샘몰에서 가구 분야는 어떻게 구현됐나.
"가구 판매에 있어서는 특히 플랫폼적인 성격에 집중했습니다. 타 가구 업체의 상품도 한샘몰에서 구매할 수 있죠. 어떻게 보면 한샘 가구와 경쟁 관계에 있는 상품을 팔아주는 형태입니다. 남 좋은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희 상품뿐 아니라 다양한 가구 상품이 있으면 고객 관점에서는 상품 선택의 기회가 늘어나거든요. 그러면 가구에 관심 있는 고객들이 더 많이 방문하게 되니까 결과적으로 인테리어·가구·오프라인 매장으로 시너지가 퍼질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Q. IT 기술이 바탕이 됐기에 이같은 서비스 구현도 가능했을 것 같다.
"한샘은 작년부터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시작하면서 IT 전문 인력을 적극적으로 채용했고요. 작년에 IT 인력 40명 정도를 충원했고, 올해도 30~40명 정도 충원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투자에서도 IT와 관련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데이터 활용을 고도화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많은 데이터가 쌓여 있는데 이게 분산돼 있으면 활용도가 떨어지거든요. 이런 데이터를 한 곳으로 옮기면 머신러닝을 할 수도 있고, AI를 돌릴 수도 있죠. 고객 행동을 분석해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할 수도 있고요. 결국 IT 인프라에 대한 투자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것이거든요. 이 부분은 한샘의 미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장 상황은 어렵지만 꾸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Q. 한샘몰의 단기·장기적 목표를 제시한다면.
"일단 한샘몰 방문 고객을 늘리는 게 단기 목표입니다. 본격적인 마케팅도 이어갈 예정이고요. 1차 DT프로젝트로 한샘몰이 탄생했다면, 2·3차 DT프로젝트를 통해 온·오프라인의 연결성을 높이는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2차 프로젝트는 벌써 시작됐습니다. 저희 오프라인 한샘 매장이 있는데, 지금까지 취약한 부분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의 상품 동일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었거든요. 온라인에서 봤던 상품이 오프라인에 가면 없고, 오프라인에서 본 상품은 온라인에 없고, 이렇게 연결이 끊어져 있던 거죠. 앞으로는 온오프라인 상품의 통합, 온오프라인 회원의 통합, 주문과 결제에 대한 통합을 단계적으로 이뤄갈 계획입니다.
또, 올해 4분기에서 내년 1분기 중에 메타버스에 매장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내부적으로 제페토라는 메타버스 공간에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가상공간에 한샘의 매장을 만들어서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한 것과 비슷한 경험을 주고자 시도해봤는데 가능성을 크게 발견했습니다."
Q. 결과적으로 온라인 사업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오프라인 대리점주의 반발은 없나.
"대리점 사장님들이 민감해하시는 부분은 가격입니다. 가격에 대한 차별이 있으면 아무래도 가격이 싼 곳으로 고객이 넘어가기 때문이죠. 그래서 정책적으로 모든 상품 가격은 정가로 통일시켰고, 오프라인에 대리점에 혜택을 더 주는 방향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매출 비중은 온라인이 증가하겠죠. 다만, 가구·인테리어업 특성상 고객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하려는 수요가 많습니다. 때문에 온라인으로 이동을 하더라도 오프라인에서도 지속적인 매출은 발생할 겁니다. 온라인을 통해 유입된 고객이 오프라인으로 넘어갈 수도 있죠. 온오프라인 옴니(Omni)를 통해 온오프 모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 궁극적인 지향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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