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드론이 무기용으로 조악하게 개조돼 우크라이나 공격에 쓰인 사실이 확인됐다.
16일(현지시간) CNN방송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2시께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슬로비얀스크 인근 국토수호부대 제111연대 장병들이 저공비행 중이던 폭격 드론을 소총으로 격추했다.
이 드론은 중국의 민간 드론 생산업체 '무긴UAV'의 화물용 중대형 무인기 '무긴-5'로 드러났다. 무긴UAV도 CNN에 문제의 드론이 자사 제품이 맞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무긴UAV의 판매 홈페이지에 따르면 무긴-5는 날개폭이 5m에 달하는 화물용 드론으로, 최장 7시간 비행할 수 있고 적재물을 25㎏까지 실을 수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이 격추한 무인기는 3D프린터로 출력한 듯한 폭탄 투하용 부품을 탑재해 '무기용'으로 용도가 바뀌었다. 추락 당시에도 약 20㎏짜리 폭탄이 실려 있었다고 CNN은 전했다. 드론 격추에 실패했다면 치명적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만 싱크탱크 군비연구서비스(ARES)의 무기·탄약 정보분석 전문가 N.R. 젠젠존스 이사는 CNN에 "이 드론은 폭격기처럼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탑재된 폭발물은 파편성 고폭탄이고 3D프린터로 출력된 부품은 급하게 개조된 정황이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군 출신의 드론 전문가 크리스 링컨존스도 CNN에 "드론에 카메라가 달렸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며 "거칠고 단순한 장비다. 기술적으로 진보된 작전 방식은 절대 아니다"라고 했다.
카메라가 없는 드론은 정찰용으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타격 정확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어 사실상 유도기능이 없는 '멍텅구리 폭탄'과 비슷한 기능을 한다고 링컨존스는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가 외부에서 보이는 것처럼 엄청난 군사 대국은 아니라는 사실이 이 드론으로 입증된다"면서 "거칠고 단순한 장비로 보인다. 기술적으로 진보된 작전 방식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CNN은 우크라이나도 러시아 점령군을 공격하는 데 같은 드론을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도 보도했다. 1월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의 러시아군 장교들이 우크라이나에서 발사된 무긴-5 드론을 격추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관련된 CNN의 질의에는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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