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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이달에만 옥시덴탈 두번째 추가 매수...’옥시 사랑’ 배경은? [글로벌 시황&이슈]

입력 2023-03-20 08:38   수정 2023-03-20 08:39

    [월가 인사이드]
    버크셔, 이달에만 옥시덴탈 두번째 추가 매수
    ’옥시 사랑’ 배경은?

    오늘 우리가 한 발 더 깊게. 또 더 넓게 살펴봐야 할 월가 소식들 짚어보시죠.

    오마하의 현인. 가치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해서웨이. 최근 미국 에너지 기업인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을 추가로 매수했습니다. 최근 옥시덴탈은 어닝 미스. 즉 예상을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밀렸는데요. 여기에 유가도 작년 고점에서 크게 내린 상황이죠. 물론 버핏의 옥시덴탈 사랑은 유명하지만, 왜 굳이 추가로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을 매수한 걸까요? 그 배경과 함께 버핏이 옥시덴탈의 대주주가 될 수 있을지 그 전망도 짚어보시죠.

    먼저 이번 추가 매수 현황부터 살펴볼게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이달 초 약 3거래일 동안 약 580만 주를 추가 매수했습니다. 매수 금액은 총 3억 5천만 달러고요. 당시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옥시덴탈의 지분은 총 22.2%로 늘어났습니다. 추가매수에 나선 건 지난 9월 이후 처음입니다. 여기에 지난 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현지 시각 13일부터 총 3거래일간 790만 주를 추가로 매수하며 지분율은 23.1%로 늘어났습니다. 이달 들어 두 번이나 옥시덴탈을 추가로 매수한 건데요.

    버핏의 옥시덴탈 사랑은 유명합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를 잠깐 살펴볼까요. 지난 2월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도 알 수 있었듯 버크셔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는 애플, 뱅크오브아메리카, 셰브론 등 상위 보유 종목 5개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옥시덴탈은 보유 종목 상위 5위 종목에는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7위에 이름을 올렸고요. 비교적 비중 있게 옥시덴탈을 보유하고 있다는 거죠.

    버핏과 옥시덴탈의 역사는 2019년 3분기부터 시작됩니다. 이때 버핏은 옥시덴탈 주식을 약 747만 주 신규 매입합니다. 코로나로 유가가 급락한 2020년 2분기. 그리고 2022년 2분기에 주식을 매각한 걸 제외하고는 꾸준히 비중을 늘려왔는데요. 이번을 포함해 총 17번의 추가 매수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버핏은 옥시덴탈을 선호하는 걸까요? 에너지 기업인 셰브런도 비중 있게 보유하고 있는데 말이죠.

    일단 버핏은 옥시덴탈의 현 CEO. 비키 홀럽을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비키 홀럽은 셰일 기업인 아나다코페트롤리움 인수전에 뛰어들었습니다. 당시 아나다코의 기업 가치가 옥시덴탈보다 2배 이상 커, 매우 무모한 도전이라는 평가가 나왔죠. 이때 인수에 도움을 준 건 버핏인데요. 인수 이후 옥시덴탈이 500억 달러가량의 부채를 떠 앉으며 경영이 흔들리기도 했으나, 이후 파산 위기에서 벗어났을 뿐 아니라 유가 상승에 힘입어 급성장하게 됩니다.

    여기에 두 번째 이유. 생산 능력 증가가 등장합니다. 아나다코를 인수하면서 옥시덴탈의 생산 능력은 급증합니다. 미국 내 기준으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오일 및 가스 생산 기업이 됐고요. 또, 시추 예정인 유전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나다코 인수를 통해 얻은 퍼미안 분지의 경우 미국 원유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유전입니다. 즉, 과감한 베팅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든 거죠.

    마지막은 탄소 포집 기술인데요. 옥시덴탈은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회수해 제거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요. 탄소 포집 기술은 탄소 중립으로 전환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술입니다. 블룸버그 역시 탄소 포집 기술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고, 해당 시장의 잠재력은 어마어마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버핏 역시 이런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것 같고요.

    그렇다면 왜 지금 버핏이 옥시덴탈 추가 매수에 나섰는지도 궁금합니다. 주가를 좀 짚어볼까요.
    사실 시장에서는 버핏이 곧 옥시덴탈을 매수할 거란 전망이 계속 나왔습니다. 최근 옥시덴탈의 주가는 좀 부진했습니다. 특히 예상을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59달러에서 62달러 수준에서 움직였는데요. 시장에서는 버핏이 50달러 후반대에서 옥시덴탈을 매수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곧 지분 매수에 나설 수도 있다고 추측해왔죠. 이미 옥시덴탈의 장기 성장 가능성을 믿고 있는 만큼 주가가 매수 기준에 부합하자 이달 초에 추가 매수에 나섰고, 유가 부진으로 지난 주 옥시덴탈이 하락하자 지난 주 이달들어 두 번째 추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가격이 매수 기준에 부합한 점 외에도 옥시덴탈은 최근 배당금을 큰 폭으로 올렸습니다. 4분기 실적발표서 분기 배당금을 주당 0.18달러로 38% 인상한다고 발표했고요. 3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습니다. 버핏은 배당주를 선호하고 자사주 매입도 좋아하죠. 아마 옥시덴탈이 이런 기준에 부합한 것으로도 보입니다. 자 이렇게 버핏이 왜 옥시덴탈을 선호하는지. 그리고 왜 지금 추가 매수에 나섰는지 짚어봤는데요.

    아직 마지막으로 해소되지 않은 질문이 있죠. 바로 버핏이 옥시덴탈의 대주주가 될 것인지인데요. 작년 8월 버크셔는 규제 당국으로부터 최대 50%까지 지분을 확보해도 된다는 승인을 받았는데요. 월가는 버크셔가 옥시덴탈의 대주주가 될지는 확실하게 알 수 없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버크셔가 보유 지분 상한 신청에 나선 건 대주주가 되려는 의도보다는 규제에 있어 좀 더 자유롭기 위한 조치였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대주주 등극 여부와는 별개로 이후 추가 매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있는 만큼 앞으로 버크셔의 행보도 주목해보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월가 인사이드. 이예은이었습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정연국  PD

     yk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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