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유동성 위기로 UBS에 인수된 크레디트스위스(CS)에 주식과 채권 등 약 2,100억 원을 투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국민연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직·간접 보유한 크레디트스위스 주식은 약 732억원으로 나타났다. 또 국민연금은 해외 채권 가운데 위탁운용으로 지난해말 기준 1,359억원을 크레디트스위스 채권에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연금은 해외주식 자산가운데 지수 대비 성과를 내야하는 액티브 투자 위탁운용 방식으로 732억원, 지수 추종 방식의 직접 운용으로 약 1원만 미만을 보유해왔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측은 "올해들어 해당 위탁투자 지분 대부분을 이미 처분했다"고 해명했다.
위탁운용사를 통해 투자한 크레디트스위스 채권은 국민연금의 해외채권 자산군 가운데 약 0.21%에 해당하는 규모로 추가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스위스 중앙은행은 지난 16일 최대 500억 스위스프랑(약 70조 3천억 원) 긴급 유동성 지원과 최대 30억 스위스프랑(약 4조 2천억원) 규모의 채권 바이백(조기상환)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 19일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인 UBS가 32억 달러를 들여 크레디트스위스를 인수하기로 합의하는 등 사태 수습에 들어가며 CS 채권 가격은 일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민연금은 "시장이 높은 변동성 하에 직면해 있고 투자심리가 상당히 위축되어있기 때문에 직접운용에서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당분간 해당 채권에 투자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위탁운용 개별종목에 대한 투자 판단은 위탁운용사의 고유권한이나, 사안의 심각성을 반영해 해당 채권을 보유한 위탁운용사와 적극적으로 소통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미국 내 부실 위험이 불거진 시그니쳐 뱅크에도 위탁운용을 통해 약 35억원 가량 투자 중인 사실도 함께 확인됐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말 기준 보유한 시그니쳐뱅크 위탁운용 주식은 280만 달러, 우리 돈 35억원 규모로 보유 비중은 미미한 편이다.
국민연금은 해당 주식을 매도하는 등 단기 대응이 어려운 상태로 미국 정부 정책 등 거래 재개에 대비해 위탁운용사와 면밀히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혜영 의원은 이에 대해 “정부와 국민연금공단은 파산에 이른 SVB 뿐 아니라 시그니처뱅크 및 크레디트스위스의 금융위기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위기 관리를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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